정치 대통령실

文대통령, 김영남 만남 검토...비핵화 빼고 경협 논의땐 美심기 틀어질수도

靑 "김영남 방남은 관계개선 의지"

3차 남북정상회담 계기 전망 속

金-펜스 만날지도 초미 관심사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에 방한하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만남의 형식과 의제·의전 등은 미정이지만 회담이나 예방 형식으로 양측이 단독으로 만날 경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북한 비핵화를 제외하고 경협 방안을 논의할 경우 한미동맹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춘추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헌법상 행정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우리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남북관계 개선과 올림픽 성공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반영됐고 북한이 진지하고 성의 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상임위원장의 방한은 남북 및 북미 간 정상외교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김 상임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만나면 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고 싶다는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이 만나더라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민감한 사안을 곧바로 논의하기보다는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원론적·원칙적인 메시지만 주고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양측의 만남이 이번이 처음이고 북한의 행정수반은 실권 없는 상징적 자리이기 때문이다. 남북이 보다 내밀하고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려면 실권을 갖춘 인물이 김 상임위원장과 동행해야 한다는 게 외교가의 진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최룡해·최휘·김영철·박광호 부위원장이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이 동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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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위원장이 평창올림픽 참석을 위해 오는 8일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날지도 관심사다. 양측 간 접촉이 성사된다면 북미 간 갈등 국면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현재 백악관의 반응은 차갑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무리하게 남북회담을 추진하거나 북미 간 대화를 주선하다가는 한미동맹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김 상임위원장으로부터 ‘평양 초청장’을 받더라도 북핵 폐기나 최소한 북핵 동결 및 미사일 개발 중단 합의에 대한 원칙을 못 박고 대화 여부를 타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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