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 일하는 방식 혁신...사무실 '딥체인지'

최태원 "조직간 벽 허물어야"

본사 내부공간 혁신 TF 구성

파티션 제거 등 열린공간 넘어

기업문화 변화까지 노림수

SK그룹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해 서린동 본사 사무실 공간을 확 바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초 조직 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우선 내부 공간 혁신 작업부터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서울 중구 서린동 본사 내부 사무실 공간을 바꾸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우선 가장 많은 공간을 사용하는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서린빌딩을 함께 사용하는 다른 계열사들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서린 사옥 전체를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무실 공유 방법과 공간 활용 방향 등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태원 회장이 올 초 제안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의 후속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올해 중점 과제로 사회적 가치 창출과 공유인프라 실행 및 성과, 글로벌 경영 확대와 함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들었다. 특히 일하는 방식 혁신에 대해서는 직접 ‘김 과장’의 사례를 들면서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근무시간의 80% 이상을 칸막이에서 혼자 일하고 만나는 사람도 인사만 나눈 사람을 포함해도 20명이 안 될 것”이라며 “이렇게 일하면 새로운 시도와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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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최 회장은 협업(Cross Functional)과 창의적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서는 당장 일하는 공간부터 ‘딥체인지’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김 과장’이 정해진 자리가 아니라 다 같이 모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출근하던가 자기의 스케쥴에 따라 장소를 정해 출근해 약속하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을 보고 의견을 나누면서 훨씬 능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글로벌 기업들은 사무실 공간 구조를 변화하면서 이를 기업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페이스북 신사옥 내부는 흔히 볼 수 있는 문이나 벽, 파티션(칸막이)이 없는 축구장 7개 면적의 단층건물로 2,800여명의 직원이 한 공간에서 일하게끔 해놨다.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주커버그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한 공간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애플의 신사옥도 마찬가지다. ‘우주선’ 혹은 ‘반지’ 모양의 애플 신사옥은 직원들이 원형 복도를 따라 걸어 다니다 보면 모든 부서 직원과 만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이 때문에 이번 TF가 단순히 사무실 파티션을 제거해 열린 공간을 만드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공간 개선을 시작으로 기업 문화 혁신 등 다양한 변화가 따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각 계열사마다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설계할 수 있는 ‘자율적 선택근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공간 개선이 시작됐지만 결국 기업문화 개선이 최종 목표일 것”이라며 “최근 SK그룹이 경영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 만큼 경영외 방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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