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7년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서비스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는 784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20년 연속 흑자 기록이지만 1년 전(992억4,000만달러)에 비하면 흑자폭은 21%가량 감소했다.
서비스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여행·지적재산권사용료·운송 등을 포함한 서비스수지는 344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내 3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적자 규모도 직전 최대치였던 2016년(-177억4,000만달러)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여행수지가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는 171억7,000만달러로 직전 최대치인 2007년(158억4,000만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의 사드 배치 관련 조치와 북핵 리스크의 여파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내국인 해외여행객은 사상 최대로 늘었다. 2017년 입국자 수는 22.7%, 그중에서도 중국인 입국자는 48.3% 줄었지만 출국자 수는 18.4% 증가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도 53억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전 세계적인 교역 부진에 한진해운 사태가 겹쳤던 2016년(-15억5,000만달러)보다도 적자 규모가 3배 넘게 커졌다. 1년 넘게 한진해운 사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국내 해운 업계의 재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40억9,000만달러 흑자였다. 월간 기준 70개월 연속 흑자로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는 82억1,000만달러 흑자였지만 서비스수지는 37억7,000만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