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닛산, 4년간 600억위안 투자…'EV굴기' 탑승하는 日

신차 라인업 절반을 'EV'로 출격

현지 전용 차종도 늘려 적극 공략

'中시장 3위 도약' 중기계획 밝혀

도요타 "2020년 中서 EV차 첫 판매"

혼다는 내년 친환경차 생산공장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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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자동차가 중국법인에 오는 2022년까지 600억위안(약 10조3,686억원)을 투자해 중국 ‘톱3’ 자동차 메이커 등극을 노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의 여파로 현대차 판매가 주춤한 사이 도요타와 혼다에 이어 닛산까지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중국 시장 잠식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닛산자동차와 중국 국유자동차 업체 둥펑자동차의 합자사인 둥펑닛산은 5일 베이징에서 전기차(EV) 비중 확대와 중국 전용 브랜드 강화로 중국 시장 3위로 부상하겠다는 중기계획 ‘트리플 원’을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세키 준 둥펑닛산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류(second-tier group)에서 벗어나 중국 톱3 자동차 메이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전속력으로, 공격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둥펑닛산은 2022년까지 중국 시장에 출시할 차종 40개 중 절반을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파워’ 탑재차량을 포함한 EV로 채울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중국 내 판매에서 EV가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2022년까지 EV 비중을 22%, 2025년까지 100%로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아울러 중국 전용 브랜드 ‘베누시아’로 6개 차종을 출시하고 경량상용차(LCV)와 트럭 판매도 늘려 일본과는 다른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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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야심 찬 중국 시장 공략은 앞서 도요타·혼다 등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저마다 중국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계획을 내놓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도요타는 2018년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HR’를 중국에 투입해 전년 대비 8.5% 증가한 14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2020년부터 중국에서 EV 차량을 세계 최초로 판매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145만대라는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올린 혼다도 내년 상반기부터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공장을 새롭게 가동할 예정이다.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 등 친환경차량 생산라인을 갖춘 신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혼다의 중국 내 생산능력은 일본 본토를 넘어서게 된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행보로 세계 자동차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는 독일 폭스바겐(VW)과 미 제너럴모터스(GM)가 4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2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2016년까지 3위를 지켰던 현대자동차의 순위는 6위로 떨어졌다. 혼다·도요타·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 틈을 타 각각 공동 3위와 5위로 치고 올라왔다.

다만 중국에서 일본 자동차 약진의 배경이 된 것은 정치적 이유로 인한 현대차의 부진으로 중국 시장의 성장력에는 슬슬 한계를 보이는 상태다. 신문은 주로 소형차가 강점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유사한 전략으로 높은 성장을 추구할 경우 일본 업체들끼리 과당경쟁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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