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파월을 첫날부터 시험대에 올려놨다.”(CNBC)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5일(현지시간) 취임과 함께 주가 폭락 사태를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시장 친화적 발언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파월 풋’이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그가 의장에 취임한 만큼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혀 시장의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미 CNBC는 최근의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세 번으로 예정된 기준금리 인상을 두 번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확률을 2일 55.8%에서 이날 50.3%로, 12월 인상확률은 63%에서 44.3%로 하락 반영했다. 반면 6월과 9월 인상확률은 70%를 웃돌아 사실상 시장이 두 차례 금리 인상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증권사 웰라치베스캐피털의 일야 페이긴 수석전략가는 “시장이 계속해서 (최근의 주가 폭락과 같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3~4번의 기준금리 인상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폭락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 긴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며 생긴 것인 만큼 연준의 역할론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더구나 새롭게 취임한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시장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경제 진단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소신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신들은 ‘파월 풋’을 언급하며 파월 연준 의장의 입에 주목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시장 친화적 발언이 마치 풋옵션 매수가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와 유사하다는 뜻의 ‘그린스펀 풋’처럼 파월 의장도 유사한 언급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다만 존 히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주식시장의 상승 폭에 비하면 낙폭 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경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파월 풋이 당장 실제가 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지면 파월 의장이 구두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이달 말 의회에서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하며 돌아오는 FOMC는 다음달 20~21일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