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이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15석의 원내 4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창당과 함께 빠르게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하고, 추가 인재 영입으로 교섭단체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조배숙 민평당 초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민평당 창당대회의 대표 수락 연설에서 “국민과 지지층을 배신하는 사당화 패권정치와 결별하고 꿈에 그리던 정당을 만들게 됐다”며 “이제 당을 지선모드로 빠르게 전환시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영입하는 데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연 확장을 위해 교섭단체(20석) 구성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겪은 지도부와의 갈등을 의식한 듯 “당원 생각이 직접 당 운영과 노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당내 기구로 당원평의회를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민평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만든 정당으로 초대 대표에 4선의 조 의원을, 원내대표에 3선의 장병완 의원을 추대했다.
민평당 의석은 현재 15석으로 교섭단체 구성은 어려운 상황이다. 반대파 내 비례대표 의원 3명(이상돈·박주현·장정숙)이 국민의당의 제명 거부로 당적을 옮기지 못한 게 컸다. 다만 이들은 “국민의당에서도 각종 의결권 행사에서 민평당과 함께하겠다”는 입장이다. 민평당은 이와 함께 손금주·이용호 등 거취를 표명하지 않은 의원들을 지속해서 설득할 계획이다.
민평당은 교섭단체 대신 당장은 범여권 캐스팅보터라는 존재감을 부각해나갈 전망이다. 비례대표를 포함한 18명과 추가 합류 인원을 고려할 때,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등 범여권 진영과 국회 과반(149석) 달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다만 ‘민주당 2중대’라는 꼬리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민평당이 6월 지방선거 이후 여당인 민주당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창당대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권 여당과 경쟁을 하면서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엄정히 비판하고 견제할 것”이라며 “(민평당이 민주당 2중대면) 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의 2중대냐”고 반문했다. 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 가는 얘기”라며 “민주당이 지지율에 취해 정책실수를 하는 것이 매우 많아 견제와 비판이 필요하다. 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민평당 출범에 대해 “착잡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함께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을 이루는 과정이 당 대표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전 당원의 뜻을 모은 것”이라며 통합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인 미래당은 예상 못 한 당명 분쟁에 휘말렸다. 20~30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우리미래당’이 전날 당 약칭을 ‘미래당’으로 하겠다고 선관위에 신청한 것이다. 통합당도 같은 날 당명을 미래당으로 신청한 상황이라 선관위 결정에 따라 당명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