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제넥신 창업자 성영철 회장 "면역항암제 수출 잭팟…뇌암 첫 임상 추진"

신약 '하이루킨' 자체개발 기술 적용

T세포 수 늘리고 기능 향상 꾀해

생존기간 짧은 뇌암 치료효과 기대

20년 노하우 기반 기술이전 확대

흑자전환 기반 다져 연구 매진할 것

성영철 제넥신 회장/사진제공=제넥신




“진행 속도가 빠른 뇌암에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단독 임상을, 면역세포 수가 적을수록 생존기간이 짧아지는 위식도암 등에 병용요법을 추진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약을 만들고 싶습니다.”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바이오벤처기업 제넥신(095700)의 성영철(사진) 회장은 7일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에 대한 큰 기대감을 피력했다. 제넥신은 면역항암제 신약 ‘하이루킨’을 개발하고 있다. 하이루킨은 지난해 중국 바이오 기업 ‘아이맙 바이오파마’에 총 6,000억원대의 기술 이전되는 잭팟을 터뜨렸다.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의 수를 늘리고 기능을 높여주는 치료제로 T세포의 발달과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 ‘인터루킨-7’에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에프씨(hyFc)’ 기술을 적용해 개발했다. 회사는 올해 추진할 하이루킨 임상 1상의 주요 질환으로 뇌암을 꼽고 있다.

성 회장은 “뇌암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생존기간이 평균 16개월로 짧다”며 “현재 유일한 치료법인 화학요법을 해도 2개월 더 살 수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뇌암의 종양은 면역세포에 대한 내성이 없어 면역세포를 활용한 치료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질환이다. 하이루킨의 단독 투여에 뇌암을 1순위 임상 시험 대상으로 보는 이유다.


면역항암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도권 전쟁이 한창이다. 노바티스, 길리어드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에 상당한 자금을 쏟고 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채취해 유전자조작을 통해 공격력을 높여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디자인됐다. 면역관문억제제 역시 면역 체계를 조종해 면역세포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암세포의 면역 관문을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제로 모두 면역세포를 기반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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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이 개발하는 하이루킨은 이 면역세포의 수와 질을 높여주는 측면에서 이들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제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신라젠이 제넥신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성 회장은 “간암, 유방암 등 고형암은 (종양이 조직으로 이루어져) 다른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을 써야 치료 효과가 크다”면서 “CAR-T 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와 하이루킨을 병용해 T세포가 적어 생존 기간이 짧은 암 질환부터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999년 문을 연 제넥신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포항공대(포스텍) 교수였던 성 회장은 지난 2005년 개발해오던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AIDS) 치료 백신이 임상 1상에 실패하면서 직원 전원을 내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200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상장했으나 매출을 내지 못해 관리 종목으로 편입되기도 했다.

제넥신은 상장 이후 2015년을 제외하고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매출 114억원, 영업손실 233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루킨 외에 자궁경부전암 DNA 백신 ‘GX-188E’와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이 임상 2상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을 바탕으로 흑자 구조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성 회장은 “올해로 회사가 20년이 돼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된 만큼 그동안 연구한 성과를 기술 이전해 흑자 내는 회사로 전환하는 게 목표”라면서 “더불어 훌륭한 대표를 (사업 부문)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고 나는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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