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7일 경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예비투자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경영위원회는 삼성전자 대표이사들이 참석하는 심의·의결 조직이다. 삼성전자 경영에 관한 주요 결정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번 결정에는 현 대표이사인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과 윤부근 CR(대외협력) 담당 부회장, 신종균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이 관여했다.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각 부문장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으로 교체됐지만 이들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평택 제2공장 건설은 시장 선제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우선 공장 건물만 지어놓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기에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낸드플래시일지 D램일지는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며 “투자 시기나 생산 규모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이 이재용 부회장 이슈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 시황 등을 감안한 투자란 입장이다. 평택 제2공장 이외의 경영위원회 안건에 대해서도 공시 사항이 아닌 만큼 밝힐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 복귀로 삼성 특유의 ‘스피드 경영’이 부활했다고 보고 있다. 옥중에서도 삼성전자 주요 현안을 챙겨온 이 부회장이 석방과 동시에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장업체 하만 인수와 같은 초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재계 관계자는 “각 사업 부문장 등 전문경영인이 잘 꾸려왔지만 조단위 투자는 이 부회장 결정이 필수”라면서 “이 부회장이 당장 현업에 복귀하지는 않더라도 그간 미뤄진 큰 건들이 속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