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文정부, 섣불리 북미대화 주선하면 망신만 당할 것"

세종연구소 프레스포럼

北, 비핵화 태도 변화없이

한미훈련 재연기 요청땐

韓정부 신뢰성에 큰 타격

문재인 정부가 현재의 남북대화를 계기로 섣불리 북미대화를 주선할 경우 성과는 없이 한미동맹에 타격만 입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다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태도변화 없이는 북미대화가 진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7일 세종연구소가 개최한 프레스포럼에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짧은 평화가 성립됐지만 한미훈련이 재개되고 대북 압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한미동맹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 예상한다”며 “미국의 입장을 보면 한국이 섣불리 북미대화를 주선하려 하다가 망신만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한반도 긴장은) 이전 상태로 원상복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을 다녀온 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확실한 것은 워싱턴에서 절대 평창동계올림픽을 한반도 정책의 어떤 계기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워싱턴의 관심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대화공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한국이 남북대화를 이유로 또다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 또는 취소를 요청한다면 정부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에 와도 북미 간 의미 있는 대화보다는 가시 돋친 설전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회담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김 상임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만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통해 광복절을 전후한 3차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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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남북정상회담의 의지가 강하지만 이를 통해 뭘 얻어낼지에 대한 각론은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면서 “우리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막을 수만 있으면 미국에 이득이 되고 북미 양측을 설득할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또한 “평창 이후에 대북특사 등이 김 상임위원장 방남에 대한 답방 형태로 북한에 가서 한국 입장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거기에 군사회담을 유지해 어떻게든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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