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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의 준비 마치고…즐기자! 17일간의 겨울 축제

최근 상승세 보인 썰매·스키

한일 월드컵처럼 새 신화 노려

서울 등 곳곳 라이브사이트 운영

경기장 활용 계획은 아직 못 정해

091510 평창




지난 2011년 7월7일 0시18분(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장. 자크 로게 당시 IOC 위원장이 펼쳐 든 종이에는 ‘PYEONGCHANG 2018’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뤄낸 평창올림픽의 출발이었다.


전 세계 22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볼 눈과 얼음의 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오후8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개최가 결정된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우리 땅에서 열리는 30년 만의 올림픽. 지난 7년간의 준비를 전 세계가 평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처럼 ‘설상 신기원’ 노린다=평창올림픽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양대 메이저 국제대회(월드컵·올림픽)다. 동·하계올림픽과 축구 월드컵을 모두 개최한 나라는 미국·일본·프랑스·독일·이탈리아, 그리고 이번의 한국까지 모두 6개국뿐이다.

특히 온 국민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4강 신화를 써낸 2002년 월드컵 축구 때처럼 2018년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도 역대 최고 성적에 대한 결의가 남다르다. 금 6·은 6·동메달 2개로 종합 5위에 올랐던 2010 밴쿠버 대회를 넘어 금 8·은 4·동메달 8개로 종합 4위에 오를 태세다.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은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에서만 나왔다. 최고 성적은 설상(썰매 포함) 종목의 약진이 뒷받침돼야 한다. 평창올림픽 유치로 설상 종목에 기업들의 지원이 잇따랐고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함께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윤성빈(남자 스켈레톤), 최재우(남자 모굴스키), 이상호(남자 스노보드 알파인), 귀화선수 랍신 티모페이·프롤리나 안나(남녀 바이애슬론) 등 주목해야 할 설상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많다.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빚을 든든한 후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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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넘어 코리아올림픽=대회명에 나라 이름이 붙는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지역명을 쓴다.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은 평창(설상 대부분)·강릉(빙상)·정선(알파인스키)이지만 이 지역만의 축제가 아니다. 서울(광화문광장·동대문디자인플라자), 대전(엑스포스케이트장), 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도 지역 라이브사이트가 운영돼 올림픽 상징물과 단체응원을 즐길 수 있다. 이동식 라이브사이트 차량도 전국을 순회한다.

개막 전 첫 경기로 8일 열린 컬링은 3,000만여명 관중의 열기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한국팀의 승리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컬링’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예상 밖 열기가 감지됐다. 2002년의 붉은 물결까지는 아니겠지만 대회가 진행될수록 한국 선수단 경기 중심으로 전국적인 응원 열기가 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끝내 못 정한 사후활용 방안=문제는 경기장 사후활용이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과 강릉 하키센터, 정선 알파인경기장 이 세 곳을 대회 뒤 어떻게 활용할지 끝내 매듭짓지 못하고 개막을 맞게 됐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최근 평창에서 가진 기자회견 중 미진한 사후활용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회 뒤 경기장 활용은 강원도와 정부가 협의해야 할 사항. 애초 지난해 연말까지 계획을 내놓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이슈는 남북 단일팀 등 ‘북한’으로 넘어갔다.

북한에 묻히다시피 하고 있지만 사후활용은 심각한 사안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신설된 경기장들은 최근 3년간 운영 적자가 334억원에 이른다. 한 해 110억원이 넘는 돈을 까먹고 있다. 2016 리우올림픽은 약 17조원의 적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진다. ‘올림픽의 저주’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평창도 ‘삼수 끝 합격’이라는 영광은 개막과 동시에 과거가 된다. 이대로면 빚더미를 면하지 못한다.

/평창=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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