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조선·자동차 부진 소비에 직격탄…울산·경남·전북 등 6곳 ‘마이너스’



조선·자동차 등 주력 업종 부진에 지역 소비가 확 죽었다.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6곳에서 소비가 전년보다 줄었다. 특히 울산과 경남은 역대 최악의 소비 부진을 보였다.

8일 통계청의 ‘2017년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을 보면 지난해 16개 시도 가운데 6곳이 소매판매가 마이너스 성장했다. 2016년에는 울산 한 곳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비춰보면 지난해 지역 소비 부진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


소비가 줄어든 곳은 울산·경남·광주·전남·전북·경남이었다. 대부분 조선·자동차 산업과 연관이 깊은 곳으로 이들 업종 불황이 소비에 직격탄을 날렸다.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등이 있는 울산은 2017년 소비가 전년보다 1.5% 줄었다.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지난해 16개 시도 중 가장 큰 감소율이다. 손은락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울산 경제는 조선·자동차 의존도가 큰데 조선업 생산은 지난해 28.6% 줄었고 자동차도 0.1% 증가에 그쳤다”며 “경기 불황이 계속되자 인구도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인구는 2016년 0.1% 줄었는데 지난해는 감소율이 0.6%로 커졌다.

거제·창원 등에 조선·해운 관련 기업이 많은 경남 역시 소비가 1.0% 감소했다. 경남도 지난해 조선업 생산이 14.8% 감소한 것이 소비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들 지역은 최근 들어 소비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울산의 소매판매 증감률은 2·4분기 -1.8%에서 3·4분기 0%로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으나 4·4분기 -1.9%로 떨어졌다. 경남도 2·4분기 -1.4%, 3·4분기 0%, 4·4분기 -2.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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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0.2%), 전북(-0.4%), 전남(-0.6%), 경북(-0.5%) 등의 소비도 안 좋았다. 이 가운데 광주와 전북은 각각 기아자동차와 한국GM이 위치한 곳이다. GM의 경우 적자가 계속돼 전북 군산공장을 가동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산업 부진 외에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도 소비 침체에 일조하고 있다. 손 과장은 “지난해 소비가 감소한 곳은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비중이 높고 계속 늘어나는 곳들”이라며 “고령층은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지역 소비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 소비가 가장 활발했던 제주도 지난해엔 상승세가 꺾였다. 제주의 소매판매는 2014년 5.9%, 2015년 8.8%, 2016년 11.2% 등 증가일로에 있었으나 작년은 2.1% 성장에 그쳤다.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전년보다 55.1%나 감소했다. 관광객이 줄어드니 숙박·음식업 생산지수도 -2.7%로 뒷걸음질 쳤고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분기별로 지난해 2·4분기 제주 소비는 -3.3%를 기록한 뒤 3·4분기엔 4.5%로 회복했으나 4·4분기 2.0%로 다시 증가폭이 낮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동남아·일본 등 관광객이 늘고 중국 관광객도 다시 돌아오는 추세이지만 소비 회복세는 아직 불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소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울산과 경남은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0.5%, 1.3%에 그쳐 나란히 전국 하위 1, 2위를 기록했다. 울산은 숙박·음식점 생산지수가 6.0% 떨어졌고 도소매도 -1.3%에 그쳤다. 제주 역시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2016년 6.9%에서 2017년 2.7%로 줄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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