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가 집에서 가까운 병원 의사가 전담 주치의가 건강관리를 해주는 제도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한다.
성북구는 따로따로 제공되던 민간 의료서비스와 공공 보건·복지제도를 연계하는 ‘건강주치의제’를 도입하겠다고 8일 밝혔다.
4월부터 실시되는 이 제도는 65세 이상 노인 지출의 4분의 1이 의료비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의료비를 줄이고, 대형병원에만 환자가 몰리는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75세 이상 취약 계층 어르신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주치의 제도를 적용한다. 건강주치의는 동네 1차 의료기관 의사가 맡는다. 어르신들이 주치의 제도에 참여하는 동네의원 한 곳을 택해 1년 단위로 등록하면 되고 진료비용은 성북구가 모두 부담한다.
1차 의료기관 의사는 보건소 전담간호사,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와 팀을 이뤄 노인의 신체·건강·정신·경제적 여건을 평가하고 관리계획을 세우게 된다.
성북구는 서울대 의과대학 건강사회교육센터 연구팀과 건강주치의 모델을 개발하고 이종구 서울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민관운영협의회를 꾸렸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개인이 알아서 병원을 찾아가는 구조를 개선해 개개인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게 건강주치의제도다”며 “노인들은 거주지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할 때 행복을 느끼고 있어 지역사회·가정 중심의 의료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동네에서 받는 1차 의료를 강화하는 것이다. 1차 의료가 잘 될수록 국민의 전반적 건강 수준이 높고 의료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환자가 새로운 병원에 갈 때마다 같은 검사를 반복적으로 받지 않아도 되도록 관내 병원들과 자료 공유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의사와 간호사가 집으로 찾아가는 ‘홈 메디컬 케어’도 실시할 계획이다.
구는 1차 의료를 강화하면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환자를 대형병원으로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3차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