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상환자금이 다시 투자로...3년만에 활기 찾는 ELS

지난달 발행잔액 1조↑56.1조

작년 14조원 이탈과 대조적

홍콩H지수 활용 증가도 한몫





3년 만에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황에 꾸준히 상환액이 늘면서도 재투자에는 인색했던 투자자들이 ELS를 다시 찾아 발행잔액의 상승 반전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와 ELS 발행잔액은 56조1,35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원가량이 증가했다. 상환된 자금이 다시 ELS에 투자되면서 발행잔액이 급증한 것이다. 201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ELS는 61조654억원가량이 발행돼 지난 2015년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폭락 이후 최대 발행 규모를 기록했다. 발행 규모로만 보면 과거 ELS의 전성기를 다시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환 규모가 72조원을 넘어서며 발행 규모보다 14조3,646억원이나 많았다. 즉, 14조원가량은 ELS에 재투자하지 않고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났던 셈이다.


분위기는 올해 들어 바뀌기 시작했다. 해외지수형과 해외종목형 발행이 늘면서 증시 호황 속에 해외 직접투자가 쉽지 않은 투자자들이 ELS로 다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해외지수형 발행 규모는 5조7,321억원으로 지난해 10월 5조8,346억원 이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발행 규모 비중으로 보더라도 해외지수형이 82.8%를 차지했다. 그 뒤를 국내종목형(9.1%), 국내지수형(7.2%), 국내혼합병(0.7%), 해외종목형(0.2%)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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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호 KB증권 리서치센터 델타원파생팀장은 “해외지수형 발행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해외지수형 선호가 증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종목형과 혼합형 발행 증가를 통해 새로운 투자구조와 상품 모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해외종목형의 경우도 국내 투자에 한계를 느낀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증권사들의 미래 수익원으로서 개발이 계속돼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H지수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ELS 재투자 사이클을 촉진하고 있다. H지수는 변동성이 크고 최근 안정성까지 높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크다. H지수 ELS의 발행 총량 규제가 해소되면서 그동안 H지수를 대신했던 홍콩항셍지수(HSI) 활용은 주춤해지고 다시 H지수 활용이 최대치로 올라섰다. HSI지수는 3년여간 H지수의 대체재 역할을 해왔지만 발행 총량 규제가 해소된 지난달 1조원을 밑도는 발행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지수형 대부분에 H지수가 활용돼 H지수 ELS는 다시 5조원에 육박했다. 이 팀장은 “활용되는 기초자산의 숫자가 확대되고 새로운 기초자산이 꾸준히 출현할 것”이라며 “상품범위가 확대되면서 ‘ELS가 돈을 벌 수 있는 투자 대상’이라는 인식 역시 빠르게 확산돼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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