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GM 정부지원 앞서 자구노력 전제돼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의 경영난을 해소하겠다며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왔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대규모 증자를 비롯해 세금 감면과 대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 모양이다. 정부 지원이 여의치 않으면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협박성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GM은 4년간 2조5,000억원의 적자를 냈고 부채비율도 3만%에 달해 대출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 GM 본사가 한국에 할당된 유럽 수출물량을 줄이면서 수출은 물론이거니와 내수도 휘청이고 있다. 여기다 노조는 경영실패의 책임이 전적으로 회사 측에 있다며 파업 등 강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본사와 한국GM 간의 이전가격이나 과도한 연구개발비용 등을 둘러싼 논란이다. GM 본사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기보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려는 안이한 자세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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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직원 1만6,000명과 수천 개의 협력업체를 포함해 관련 종사자만 30만명에 이르고 있다. 만약 한국에서 철수한다면 산업생태계가 무너지고 지역 경제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GM이 노리는 것도 지방선거를 앞둔 일자리 정부가 떠안게 될 정치적 부담일 것이다.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객관성과 투명성이다. 설령 공적자금을 지원하더라도 경영실태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함께 GM 본사의 명확한 책임과 역할이 선행돼야 한다. 신규 투자와 물량 배정 등 한국GM을 살리겠다는 확신이 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생산성을 높이고 고통을 분담하는 노조의 양보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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