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의 글로벌 증시 하락을 다소간의 ‘과열’을 식히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면 자산가치가 너무 높았다”며 “우리의 시각에서는 반가운 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관찰하기에는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메커니즘은 잘 작동하고 있다”면서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고 자금조달도 상당히 원활하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다소간의 변동성이 있었지만, 1주일 전과 비교해보면 6~9%가량 조정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가파르게 올랐던 글로벌 증시가 잠시 조정을 받는 것일 뿐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5.2% 하락했다.
다만 최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증시 하락이 약세장의 전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상품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빚이 도처에 있지만 지금 훨씬 더 많다”며 “우리가 다시 약세장을 맞을 때 그것은 우리 생애에서 최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6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증시는 경제가 아니다”라며 “1987년 ‘블랙먼데이’ 충격과는 별개로, 당시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미국 경제에 운영의 여지가 많은 것처럼 행동했지만 최근의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이 그런 믿음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이 경고 신호를 깜빡이기 직전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중 한 명을 제거한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