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에 공급한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 물질 ‘HM71224’의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고 14일 공시했다. 다만 총 7억달러(한화 약 7,500억원)에 이르는 기술수출 계약은 파기된 게 아니라는 것이 한미약품 측의 설명이다. 한미약품 측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가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 물질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치료 대상 질병만 바뀌었을 뿐 계약이 파기되거나 해지된 것은 아니다”라며 “릴리와 함께 다른 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법을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M71224는 한미약품이 2015년 3월 릴리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 물질이다. 생체 활성화 효소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으로 루푸스(전신성 홍반성 낭창), 신장염 등 면역질환을 치료한다. 당시 한미약품은 임상 1상을 끝낸 후보 물질을 릴리에 넘기며 계약금 5,000만달러를 우선 받았으며 이후 임상개발·허가·상업화 과정을 넘을 때마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6억4,000만달러를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16년 9월부터 류머티즘 관절염 대상의 임상 2상에 돌입한 릴리는 중간분석을 앞두고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한미약품은 “릴리가 임상 2상 중간분석에서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임상을 중단하겠다고 이날 알려왔다”며 “류머티즘 관절염이 아닌 다른 적응증 개발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수령한 계약금을 반환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계약 자체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시험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뇨 바이오신약과 관련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맺었던 ‘퀀텀 프로젝트’ 계약의 일부가 변경됐으며 현재 한미약품이 직접 개발하고 있는 폐암신약 ‘올리타’ 역시 베링거인겔하임에 한 차례 기술수출됐다가 반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