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보험

[서울경제TV] 유병력자 실손보험, 어쩔 수 없어 한다는 보험사



[앵커]

오는 4월 출시를 앞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벌써 유명무실한 상품이 될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인 문재인 케어로 인해 실손보험료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손해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병자 실손보험까지 더해져 보험사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요.

정부는 유병력자 실손보험 체계를 마련한 뒤 상품 출시는 각 보험사 자율이라 말했지만,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업계는 일단 내놓고 안 팔겠다는 식입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금융위원회는 올 초 기존에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고혈압과 당뇨 등 유병자들을 위한 전용 실손보험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오는 4월 상품 출시를 앞두고 벌써 판매를 기피하는 분위기라 기대했던 보장 사각지대 해소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치료이력 심사 기간을 최근 5년에서 2년으로 대폭 낮추고 심사 항목도 3분의 1수준으로 줄여 질병을 앓았던 사람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보험사들도 당국의 유병자 의료복지정책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손해만 떠안을 게 불 보듯 뻔해 관련 상품 다루기를 꺼리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상품인 만큼 손해율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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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정부가 문재인 케어로 기존 실손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면서 추가로 부담을 주는 셈이라 불만이 더 큽니다.

한 생보사 관계자 “기존 실손도 손해율 100%를 훌쩍 넘어 손해만 보고 있는데,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손해율 엄청나게 높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정부 정책에 따르는 차원에서 상품 출시는 할 것”이라면서도 “찾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고, 설계사들도 이 상품을 팔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보험사들이 판매에 소극적일 경우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시장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할 공산이 큽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이 쉬운 대신에 일반 실손보다 보험료가 50% 이상 비싸고, 본인 부담 비율이 30%로 높아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이 높은 편도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복지만 고려된 보험정책은 노후 실손보험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2014년 출시된 노후실손은 고령층을 위한 실손보험이지만 높은 자기부담금으로 3년간 가입자가 3만명에도 못 미쳤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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