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국산 철강 또 관세폭탄 맞나....美상무부, 트럼프 대통령에 무역제재 제안

최고 53% 고율 관세·쿼터 제시…한국은 철강 제품 대상

미국 상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무역규제를 가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결정을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미국 상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무역규제를 가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결정을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무역규제를 가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등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등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 폭탄이 터질 경우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높은 관세 또는 쿼터(할당) 부과를 제안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방안은 주로 중국이나 브라질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철강 분야에서 우리나라도 포함됐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보고서 공개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수입 규모가 미 경제를 약화하고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무부가 제안한 방안은 3가지로, 특정 국가에 대한 초고율 관세 또는 일률적인 고율, 쿼터제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철강의 경우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대해 53%의 관세를 적용하거나 ▲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 대미(對美) 철강 수출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중국·러시아·베네수엘라·베트남·홍콩에 대해 23.6%의 관세를 도입하거나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7.7% 관세를 적용하고 △국가별 대미 알루미늄 수출액을 지난해의 86.7%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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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조치는 미국 철강 업체 가동률을 현재 73%에서 80%로, 알루미늄 가동률을 48%에서 역시 80%로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상무부는 밝혔다. 상무부는 이 보고서를 지난달 초 백악관에 제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접수 이후 90일 이내, 즉 철강은 4월 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 보고서 내용에 따른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방안이든 상무부의 제안을 선택한다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국이 무역 보복 조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철강업계와 산업부 등 관련 부처도 지난해 4월 미 상무부의 조사가 시작됐을 당시부터 최종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 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제재 여부가 포함될 지 등을 예의 주시해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새해 들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등 타국을 겨냥한 대대적인 무역 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무역확장법 232조를 본격적으로 적용하려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62년 이후 무역확장법 232조가 적용된 것은 두 번에 불과하며, 그 가운데 가장 최근 적용 사례도 1981년이었다고 전했다.

미 정계와 관련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WSJ는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 상하원 의원들의 무역 주제 간담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원장(공화당)은 “무역확장법 232조는 구식 화학요법”이라며 “득보다 실이 많은 조치여서 그동안 자주 사용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우주산업협회(AIA)도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상승, 수급 차질 등 “의도치 않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자 뉴욕증시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업체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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