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평창에서 올림픽만 보니? 문화도 즐긴다!

평창올림픽플라자 내 ICT문화관

백남준,리경 등 미디어아트 전시

김환기부터 이동기까지 현대미술 선보여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ICT관에서는 백남준과 리경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의 작품들이 함께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리경 작가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ICT관에서는 백남준과 리경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의 작품들이 함께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리경 작가


올림픽의 주인공은 스포츠지만 이번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문화올림픽’의 재미를 놓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올림픽 대회 주요장소인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조성된 문화ICT관은 백남준을 앞세운 한국의 미디어아트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주축을 이룬 근현대미술품으로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백남준과 ‘빛’으로 만나다= 문화ICT관 1층에서는 ’라이트 평창 빛’을 주제로 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백남준의 대표작 ‘거북’이 단연 눈길을 끈다. 가로 10m, 세로 6m, 높이 1.5m에 이르는 이 대작은 백남준의 전성기였던 1993년 작품으로 166개 TV 브라운관으로 이뤄졌다. 당시 칭기즈칸, 알렉산더 대왕 등 세계를 무대로 누빈 ‘영웅’을 소재로 작업하던 백남준이 이순신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다. 또한 백남준이 모차르트 서거 200주기에 맞춰 86개의 TV모니터로 제작한 ‘M200’도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영상 제작 뿐 아니라 음악도 백남준이 직접 편곡한 것이다. 전시 중인 백남준 작품 7점은 모두 재미교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의 소장품이다. 청주 출신의 홍 회장은 지난 201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도 특별전을 통해 이들 작품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 평창 문화올림픽과 관련해 홍 회장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과 한상(韓商)들의 만남 자리에서 백남준 작품전 진행의 고충을 토로했고 문 대통령이 즉석에서 해법을 제안해 무사히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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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관의 백남준 작품을 한층 더 빛나게 해 주는 것은 작가 리경의 설치작품이다. 백남준이 보고 듣는 예술의 서막을 열었다면 작가 리경은 빛을 통해 온몸으로 경험하는 예술을 펼쳐 보인다. 정교하게 설치된 예리한 광선은 ‘거북’을 비출 뿐만 아니라 관람객인 우리 자신도 더듬는다. 두 작가의 만남은 ‘백남준이 만약 지금도 살아있었다면’이라는 기획자의 상상에서 출발했다. 제주도 천지연 폭포를 재해석한 리경의 미디어 설치작품 ‘나의 환희는 거칠 것 없어라’는 백남준이 남긴 말에서 그 제목을 빌려왔다. 백남준은 생전에 자연과 문명의 조화를 꿈꿨고, 리경은 남쪽 끝 제주의 폭포를 강원도로 옮겨놓았다.

리경의 ‘나의 환희는 거칠 것 없어라’ /사진=작가제공리경의 ‘나의 환희는 거칠 것 없어라’ /사진=작가제공


◇김환기·이중섭 시대를 초월하다=연면적 2,600㎡의 문화ICT관은 미디어아트관과 근현대미술관으로 나뉜다. 근현대미술관을 채운 20점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엄선된 명품들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를 대표하는 푸른색 전면 점화 ‘무제 14-ⅩⅠ-69#137’을 가까이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이중섭의 ‘부부’에서는 어우러져 화합하는 두 마리의 새를 통해 분단된 조국의 아픔까지 생각한 작가의 깊은 속내를 읽을 수 있으며, 수묵대가 박대성의 ‘금강전도Ⅰ’은 파격적인 부채꼴 구도로 금강산의 웅장함을 드러낸다. ‘해외파’ 백남준과 달리 국내 ‘토종파’로 미디어아트의 독창적 영역을 개척한 박현기의 작품, 한국보다 유럽 등 해외에서 더 유명한 ‘문자추상’의 대가 이응노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강원도 산세와 잘 어울리는 유영국의 ‘산(지형)’, 기쁜 소식을 전해줄 것만 같은 장욱진의 ‘까치’도 반갑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 지난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문경원+전준호의 ‘뉴스프럼노웨어’를 비롯해 정연두의 ‘시네매지션’, 정수진의 ‘진행중인 정물화’ 등이 눈길을 끈다. 이우환,강익중,김영재,박상옥,이동기,심문섭,배병우,문신 등 걸출한 작가들이 총출동 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무료관람.

평창 올림픽플라자 구성. /사진제공=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평창 올림픽플라자 구성. /사진제공=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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