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日은 쏙 빼고 한국 철강에 무역확장법 적용한 미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의 철강 제품에 강력한 무역규제를 가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니 최고 53%의 고율 관세를 매기거나 수입량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맹국이기 때문에 미국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한국 측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같은 동맹국임에도 지난해 대미 철강수출 7위에 오른 일본과 2011년 이후 대미 수출량을 358%나 늘린 아랍에미리트(UAE), 113% 확대한 대만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제멋대로 무역규제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동맹국 중 유독 한국만 표적으로 삼은 것은 심상찮다. 당장 한국 정부가 보여준 일련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빌미를 얻은 미국이 이쯤에서 통상압력을 멈추리라 기대하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다. 트럼프는 한국을 콕 찍어 ‘호혜세’ 대상으로 규정했을 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재앙’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썼다. 세이프가드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이어 또 다른 관세 폭탄을 준비함과 동시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먹잇감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여과 없이 드러낸 셈이다. 단순한 통상갈등의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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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더 악화하면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알 수 없다. 세탁기·태양광·철강뿐 아니라 반도체까지 번진다면 자칫 우리의 대미 수출길이 아예 막혀버릴 수도 있다.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에 무역확장법 적용 근거를 따지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혼자 힘으로 부족하다면 이미 보복을 예고한 중국이나 브라질 같은 무역확장법 적용 대상국들과 힘을 합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미국과의 대북공조에 잡음이 이는 것을 사전에 방지해 더 이상의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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