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광수 웅진에너지 대표 "자동화·R&D로 中 저가공세 따돌렸죠"

직원 1명이 기계 10대 이상 관리

자동화로 공정 오차율·비용 낮춰

생산기계 개조해 효율성도 높여

태양광 잉곳·웨이퍼 세계 3위로

작년 상반기 영업익 19억 흑자전환

대전 유성구 테크노밸리 내 웅진에너지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링판을 보며 공정을 제어하고 있다./사진제공=웅진에너지대전 유성구 테크노밸리 내 웅진에너지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링판을 보며 공정을 제어하고 있다./사진제공=웅진에너지


대전역에 내려 차로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대전 유성구 테크노밸리 내 웅진에너지(103130) 생산공장. 국내 최대규모의 유일 잉곳(ingot) 제조사 명성에 걸맞게 폴리실리콘을 담은 도가니와 그로워(잉곳 형성 촉매) 약 400대는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기계 겉면 유리창을 통해 살짝 들여다 본 도가니 안에서는 1,500℃의 고온에서 폴리실리콘이 녹아 액체가 된 후, 일정한 간격의 선을 형성하며 원기둥 모양의 단결정인 잉곳으로 탄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잉곳 결정을 1.5㎜ 이하로 얇게 자르면 태양전지의 셀로 불리는 태양광 발전판 ‘웨이퍼’가 된다.

웅진(016880)에너지 대전공장에서 한달동안 생산되는 잉곳은 약 550톤. 생산량에 비해 직원 수는 많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생산공장 1번 섹터에서 기계 작동을 담당하는 직원은 6명이 전부였다. 32대의 기계로 구성된 라인이 총 2개인 점을 따져보면 직원 1명이 기계 10대 이상을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적은 인원으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웅진에너지의 비결은 공장자동화에 있다.




신광수 웅진에너지 대표가 단결정 잉곳으로 만든 태양광 발전판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제공=웅진에너지신광수 웅진에너지 대표가 단결정 잉곳으로 만든 태양광 발전판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제공=웅진에너지


신광수 웅진에너지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선 품질은 높이고 생산비용은 줄여야 했다”며 “온도와 회전 속도 등을 기계로 제어하도록 자동화해 공정의 오차율과 비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여전히 중국 기업들은 기계 1~2대당 직원 1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동화는 웅진에너지의 확실한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생산기계를 개조해 효율성을 개선한 것 역시 웅진에너지의 경쟁력이다. 도가니의 두께를 얇게 할수록 안쪽 공간이 넓어져 더 많은 폴리실리콘을 담아 녹일 수 있다. 하지만 두께가 얇아진 만큼 도가니가 고열을 견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웅진에너지는 최적 상태의 조건을 찾아내 그에 맞게 도가니를 개조했고, 일반 기계에 비해 10~15% 생산성이 높아졌다. 신 대표는 “엔지니어들이 현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공정 중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부분이 있는지 확인한다”며 “매일 회의를 열어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자체 연구소 인력과 함께 늘 고민하고 개선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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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국내 대기업들과 일본, 독일 기업들이 잉곳과 웨이퍼 제조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성 악화로 현재는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70곳이 넘던 전세계 태양광 잉곳·웨이퍼 생산기업은 최근 10곳 남짓으로 줄었다.

이와 반대로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시장에서 살아남은 웅진에너지는 세계 3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매출 1,191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반기 매출을 합치면 매출은 2,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양광발전 시장에서 결정이 불규칙해 태양열 발전 효율이 들쑥날쑥하던 ‘다결정’ 웨이퍼보다 일정한 단결정 제품이 선호되면서 웅진에너지 제품의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로부터 잉곳을 생산하는 대전공장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구미공장 모두 탄소배출량이 적은 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수출 전망도 밝다.

신 대표는 “원기둥의 잉곳을 웨이퍼로 가공하기 위해 잘라낸 부분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비율을 높이면서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였다”며 “태양광 발전의 수요가 높은 유럽 국가들은 환경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을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산 제품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지금처럼 품질력으로 승부해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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