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차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료의 채취ㆍ보관ㆍ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ㆍ훼손ㆍ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눈앞에서 소변과 머리카락이 봉인되지 않은 채 반출됐기 때문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물이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것과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결국 그 감정결과의 증명력은 피고인의 투약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마약투약 전과가 있는 차씨는 2016년 9월 이른바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마약 성분을 검출하기 위해 당시 차씨의 소변과 머리카락을 임의로 제출받은 후 차씨가 없는 곳에서 밀봉한 후 국과수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 감정결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지만 차씨는 소변과 머리카락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1,2심은 “소변이 바뀌었다거나 오류가 있다는 등의 구체적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소변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인정해야 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