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술실로 성큼 다가온 로봇

미래 유망기업 50|리더기업 5위 인튜이티브 서지컬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 Intuitive Surgical은 로봇 수술을 현실로 만들었다. 향후 몇 년 내에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신체 탐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로봇 연대: 다빈치 수술용 시스템에 쓰이는 여러 부가 장비들.로봇 연대: 다빈치 수술용 시스템에 쓰이는 여러 부가 장비들.



“오, 제발 어디에도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해주세요”. 필자가 처음 수술실 바닥에 있는 마치 뱀처럼 흩어져있는 전기선 때문에 까치발을 들고 조심스럽게 걸어 다녔을 때 든 생각이다. 작년 10월 초, 뉴욕에 위치한 롱 아일랜드 유대인 메디컬 센터(LIJMC, Long Island Jewish Medical Center)에서 맞은 아침이었다. 필자는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로 원지 onesie *역주: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위아래가 붙은 옷스타일의 하늘색 수술 보호복을 입고 있었다. 수염을 덮기 위한 천과 마스크를 따로 착용해 입을 막았고, 신발 위에 보호 덧신도 신고 있었다.

이 복장은 민첩한 움직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만 필자로부터 1m 50cm 정도 떨어져 있는 수술대 위 환자를 보호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 환자의 노출된 몸에는 암 수술 전문의 제임스 설리번 James Sullivan과 그의 팀이 의료 기기를 넣을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었다.

같은 시각, 바로 옆 다른 수술실에는 우리보다 훨씬 덜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은 외과의사가 있었다. 중앙부부터 길게 뻗은 하얀 팔까지 비닐로 감싼 이 외과의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로봇 수술 시스템 ‘다빈치 Xi da Vinci Xi’다. 그러나 이 수술의 총 책임자가 누구인지는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렵다.

환자 신체 내부에 삽입되는 기기는 상호 교환이 가능한 세 가지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부품들은 절제, 이동, 움켜잡기, 소작 혹은 다른 방법으로 신체 조직 조작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신체 내부를 3D영상으로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이러한 시야 확보의 용이함이 설리번 의사가 말한 최소침습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의 혁명이다. 환자의 장기 일부 절제나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 신체를 절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설리번은 수술실 왼쪽에 위치한 콘솔로 가서 미래의 비디오 게임 아케이드처럼 생긴 뷰파인더 viewfinder 앞에 앉았다. 이어 움직이는 로봇 팔 위에 있는 두 개의 고리에 중지와 엄지를 끼웠다. 일반 자동차 클러치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페달이 콘솔의 바닥에 있었다. 의사는 손가락과 발을 이용, 현재 환자의 신체 내부에 삽입된 네 개의 기기를 작동시켰다. 수술 가위 모양의 핀셋처럼 생긴 기다란 수술 기구와 3D 내시경 카메라를 번갈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몇 시간 내에 설리번은 연구 실험 목적으로 다빈치를 활용해 (림프종이 있는) 환자의 림프절을 절제할 예정이다.

2시간 뒤, 필자는 설리번에게 환자가 퇴원하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내게 “어디 살아요?”라고 되물었다.

필자는 “브루클린에 있는 부시윅 Bushwick에 산다”고 대답했다.

의사는 웃으며 “당신보다 먼저 환자가 집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지향적 문화는 로봇 의사가 등장하는 ‘악몽’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안드로이드 로봇이 믿음직한 주치의가 되기엔 아직 멀었지만, 로봇 수술은 이미 보편화됐다. 당신이 외과의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상상이 현실화 되다: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만든 R&D 도면과 실행 계획. 오른쪽은 실제 다빈치 Xi 기기.상상이 현실화 되다: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만든 R&D 도면과 실행 계획. 오른쪽은 실제 다빈치 Xi 기기.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 Sunnyvale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지난 2000년 수술용 로봇으론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몇 년 전에서야 이 수술용 기계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기기 사용을 추천하는 외과 의사들은 환자 신체 내부의 시야가 훨씬 선명하게 확보됐고, 정교한 장치 통제가 매우 용이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튜이티브의 장비는 현재 미국 상위권 유명 병원의 암, 비뇨기과, 산부인과 혹은 위장학과 수술에 사용된다. 이 장비를 사용하는 유수의 병원들 중에는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메이오 클리닉 Mayo Clinic, 존스 홉킨스 Johns Hopkins, 클리블랜드 클리닉 Cleveland Clinic 등도 포함돼 있다. 2017년 6월 30일 기준으로4,100대 이상의 다빈치 관련 장비가 전 세계에 보급돼 미국 2,703대, 유럽 698대, 아시아 538대, 그리고 그외 지역에 210대가 설치됐다.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4세대 모델인 ‘다빈치 Xi’의 정가는 190만 달러다. 수만 달러까지 호가 할 수 있는 수술용 부속품은 제외한 가격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빈치 Xi는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고, 외과의들이 수술 때 이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다.

인튜이티브사 CEO 게리 것하트 Gary Guthart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2000년 이후 다빈치 장비를 이용해 진행한 최소침습수술이 400만 건을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어딘가에서 42초마다 이 장비를 이용한 수술이 진행된다는 얘기다. 지난 2016년 전 세계적으로 이 수술법을 도입한 곳이 전년 동기 대비 15%나 증가했다. 인튜이티브는 2017년 말에는 이 수치가 14~15% 정도 더 오를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실제 전립선 절제술처럼 복잡한 수술의 경우, 현재 90% 정도가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이뤄지고 있다.

수술용 로봇의 폭발적 인기 덕분에 인튜이티브는 2016년 27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제품 특성상 이 중 70% 이상이 고정 매출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우위를 점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투자자들도 몰려 들고 있다. 인튜이티브의 밸류에이션은 2017년 한해에만 70% 이상 오르며, 시가총액을 거의 400억 달러 선까지 끌어올렸다.

기업 성장세가 너무 빨라 현재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할 정도다. 하지만 인튜이티브를 바짝 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인튜이티브가 미래의 수술을 장악할 것이란 걸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더 다양한 종류의 수술을 할 수 있는 새 장비를 양산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강점을 지닌 암 진단 이외 다른 분야에서도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인튜이티브는 중국 푸싱 Fosun 제약사와 손잡고 폐암 조기발견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구불구불한 해면체 모양을 가진 폐의 일정 부위를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연한 로봇 도관을 개발하고 있다. 10년 동안 인튜이티브를 담당해온 모건 스탠리 Morgan Stanley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루이스 David Lewis는 “요즘 폐암은 우리에게 효과적으로 진단할 도구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환자 신체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선 폐를 들여다보기 어렵기 때문에, 항상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루이스는 인튜이티브의 도관이 매우 정확히 신체 내부를 추적하고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신체의 상처를 정확히 발견하기 훨씬 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이 절차가 폐암 치료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때론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주치의 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에서 로봇 보조수술 교육 및 교수 역량 개발 부회장을 맡고 있는 마틴 바이저 Martin Weiser의 말이다. 몇 년 전, 복강경 수술이 처음 선보였을 때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복강경 수술 때 외과의들은 의료 기기를 사용해 수술 부위를 실로 꿰맸다. 또 신체에 뚫은 작은 구멍에 카메라를 직접 집어넣어 신체 내부를 들여다봤다. 나이가 많은 외과의들은 학습능력이 둔화됐기 때문에 신기술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렸다. 바이저는 “그러나 이 신기술도 점차 널리 보급됐다. 로봇 보조수술도 이런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기술 덕분에 환자가 더 빨리 퇴원할 수 있고 외과의도 수술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로봇 수술이 좋은 결과를 낳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명쾌한 답을 얻기 위해 광범위한 의학 문헌을 들여다보지 말라. 연구마다 모두 결론이 다르다). 하지만 로봇 팔을 이용한 수술을 신뢰하는 외과의들은 항상 같은 이유로 로봇 수술을 칭찬하고 있다: 의사들은 회복을 위해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입원해야 했던 기존 개복수술과는 다른, 환자들의 빠른 ‘회복 속도’를 로봇 수술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카메라의 ‘뚜렷한’ 화질과 장비의 ‘유연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필자는 다빈치 Xi의 시험 모듈을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연성’이라는 단어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다. 어쨌든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풍선과 동전, 기타 소품으로 속을 채운 가짜 플라스틱 몸통에서 몇 분 동안 ‘수술’ 연습을 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 심지어 우스꽝스럽게 움직이는 서투른 내 손조차도 민첩하게 보였다. 처음 기기를 사용한 지 10분 내에, 필자는 모형 심장 안에 있는 5달러 지폐를 로봇 핀셋으로 집어 다른 쪽 팔로 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손목을 돌릴 때마다 지폐를 쉽게 뒤집을 수 있었다(설리번은 “마치 팔이 4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바로 그때 5달러 지폐에 관해 작은 사실들을 알게 됐다. 지폐 뒷면에는 눈에 매우 잘 띄는 링컨 기념관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건물 상단에 미국 26개 주의 명칭이 표기돼 있었다. 그 글씨가 너무 작아 이전에는 한 번도 그걸 알아차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다빈치 카메라를 비추자, 그 주의 이름들이 매우 뚜렷하고 선명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의학 분야에서 놀라운 기술이 환자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저 말뿐인 속임수에 불과하다. 일례로, 몇 개월 전 설리번은 제임스(이름을 밝히길 원하지 않는 42세 결장암 환자의 가명이다)라는 환자의 창자 상당 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집도했다. 환자는 초기에 불안감을 느꼈지만, 유튜브에서 여러 번 동영상을 본 후 로봇 수술을 선택했다. 제임스는 “나는 완벽한 수술이 되거나, 아니면 아예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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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수술 후 4일간 입원한 뒤 퇴원했고, 3주 만에 다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는 이론상으론 15년 전 같은 수술을 받았던 아버지보다 훨씬 더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제임스는 “아버지 수술의 경우, 흉골부터 치골 뼈가 있는 곳까지 절개한 후 피부를 열고 수술 부위 장기를 꺼내 수술한 뒤 다시 집어 넣었다”며 “아버지는 나보다 회복에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빈치 제작 현장: 인튜이티브의 한 직원이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에 있는 제조 공장에서 로봇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다빈치 제작 현장: 인튜이티브의 한 직원이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에 있는 제조 공장에서 로봇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설리번은 환자의 보험 환급률은 똑같지만, 대부분의 경우 로봇 수술선택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와 병원 입장에선 비용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들이 결코 고려하지 않는 점은 환자 입원 일수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평균 입원일수인 3.1일을 2.1일로만 줄여도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술 채택이 다소 더딘 이 시장에서, 인튜이티브의 200만 달러라는 제품 가격은 기업이 얼마나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현재 로봇 수술이 환자에 미치는 결과에 대해 열띤 학문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전립샘 및 주변 조직을 절제하는 근치전립샘 절제술처럼 복잡한 전립선암 수술의 경우,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때 마침 다빈치의 손을 들어주는 판정이 나오기도 했다: 로봇 수술은 환자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인튜이티브의 계획 중 큰 부분은 이런 메시지를 단순히 잠재적인 병원 고객들에게만 전파하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계획은, 차세대 주요 사용자들이 될 젊은 외과의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루이스는 얼마나 빠르게 수술환경이 변화하고 있는지 일화 하나를 들려주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복강경 및 내시경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권위 있는 회의에서 인튜이티브 서지컬 제품을 수용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실제로 어떤 방에 들어가더라도, 의사들이 해당 장비 사용에 대해 모두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5년 뒤 같은 회의에선 젊은 외과의들이 인튜이티브의 로봇 수술에 대한 데이터를 발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투자 연구 기관인 RBC 캐피털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외과의들은 5년 내에 로봇 수술 비율이 3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의 15%에서 크게 상승한 비율이다.

이렇게 성장하는 시장에선 당연히 경쟁이 뜨거워진다. 메드트로닉 Medtronic과 버브 서지컬 Verb Surgical(존슨&존슨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생명과학 분야인 베릴리 Verily의 합작 수술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이 인튜이티브의 수술용 로봇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전 세계 병원에 견고한 기반을 갖고 있어 오래된 기존 관계를 이용해 자사 제품을 수술실로 밀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링크 Leerink의 의료용품 및 기기연구 책임자 리처드 뉴이터는 인튜이티브의 미래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경쟁이 시장에 대한 확신과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증표”라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의 루이스도 같은 의견이다. 그는 인튜이티브가 3가지 주요 발전 단계를 밟을 것이라 전망했다(그리고 곧바로 개인의 견해일 뿐, 회사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첫 단계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병원에서 계속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루이스는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유럽 시장은 미국 로봇 시장에 비해 3~5년 이상 뒤처져있다”며 “이 기술들을 유럽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인 중국과 일본에 전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루이스는 가장 큰 잠재적 성장세를 나타낼 다음 두 단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그가 ‘플랫폼 확장’이라고 부르는 단계로, 인튜이티브가 이제 막 시장에 출시했거나 개발 중인 여러 종류의 제품을 확장하는 단계다. 그 중 한 가지는 최근 FDA 승인을 받은 ‘다빈치 X’로, 다빈치 Xi 보다 정가가 60만 달러 저렴하다. 이 제품은 주요 암센터들만큼 재정 상태가 여의치 않은 많은 병원들을 공략할 수 있다.

또 다른 제품은 루이스가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다빈치 SP’(2018년 출시예정)다. ‘SP’는 단 하나의 포트(single port)를 뜻한다. 거미 다리처럼 네 개의 포트를 가진 다빈치 Xi와 달리, 다빈치 SP는 하나의 포트만 갖고 있다. 환자 신체에 하나의 구멍을 내서 하나의 기계 팔만 집어넣으면, 조작이 용이한 네 가지 다른 도구가 작동한다. 장비를 사용하는 동영상을 보면 외계인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컨대 SP를 사용하는 외과의들은 특정 구강암 치료 때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미 있는 구멍인 입에 포트를 집어넣는 방법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와 대조적으로 일부 기존 수술의 경우, 환자 목에 큰 구멍을 내 수술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루이스와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작년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로봇 장비로 진행하는 수술이 연간 최대 17만 건에 달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루이스가 예측한 세 번째 단계는, 인튜이티브가 여러 종류의 신기술을 단일 플랫폼 하에 구축할 수 있는 단계이다. 그는 신체 내부를 좀 더 정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로봇이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외과의들은 혈관과 신경을 바로 구분할 수 있다. 혹은 환자의 의료 기록을 콘솔에 앉아서 바로 들여다볼 수도 있다. 외과의들에게 지난 수술 과정을 되돌려 볼 수 있는 영상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공상과학소설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10년 전에도 로봇 수술이 상상 속 이야기처럼 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 머신 러닝: 헬스케어 분야의 신기술 3가지
의료기술 분야 기업가들이 공상과학 소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카타리아 헬스 / 약 복용 잔소리 로봇

만일 이 귀엽고 작은 노란 로봇이 3,000억 달러 비용을 발생시키는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환자들이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말이다. 카타리아 헬스 Catalia Health가 선보인 인공지능 건강 도우미 로봇 마부 Mabu가 이 문제의 해결사로 등장했다. 일상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마부는 환자가 제시간에 맞게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상기시켜 주는 일을 한다.





홀로렌즈 / 의사 교육에 활용되는 가상현실

증강 및 혼합(mixed) 현실은 게임용만으로 이용되는 게 아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Case Western Reserve대학과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HoloLens를 활용해 의대생들에게 해부학을 가르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홀로그램을 통하면 학생들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각도로 신체 내부기관 및 뼈를 조작할 수 있다. 신체 내부 관찰의 몰입감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웨봇 실험실 / 챗봇 치료. 진료실 침상은 선택사항

치료 상담사와 예약을 잡지 못하는(혹은 비싼 비용 탓에 예약을 잡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대안이 생겼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개발한 웨봇 Woebot이라는 챗봇이 그 해결책이다. 이 챗봇은 연중무휴 24시간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환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상대 기분을 물어보고, 어떻게 해야 더 기분이 좋아지는지 추천해주고, 심지어 일상적인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 331% ▶ 주가 상승
인튜이티브의 지난 10년간 주가 상승률.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138% 올랐다.

■ 71% ▶ 고정 매출
회사의 기반 및 부품 사업모델이 재구매 고객들로부터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 75.3(단위: 천 건)
2016년 다빈치 기술을 사용해 집도한 수술 건수.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SY MUKHERJEE

SY MUKHERJ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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