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불쑥

문철수 作

2115A38 시로여는수욜




낯선 이가 불쑥


내미는 손 잡아본 적 있다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 있듯

살다 보면 불쑥

마음 문 미는 사람 있다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자

기다리라고 말하지 말자

아직 때가 아니라는 핑계로

그 손 부끄럽게 하지 말자

목말라 본 사람은 안다

불쑥 손 내밀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불쑥, 내미는 손 무례한 줄 알았더니 다급한 것이었군요. 목이 마르거나, 물에 빠졌을 때 염치 불구하고 손 내밀 수밖에요. 뉘라서 그 손 뿌리치겠어요. 불쑥, 내미는 것이 다급한 것만은 아니었군요. 벽인 줄 알았던 마음의 문을 스윽 여는 것이었군요. 마음이 통하면야 그 어떤 장벽인들 무너뜨리지 못 할까요. 내미는 손 맞잡고 그 마음 믿지 않고서야 어떤 화해가 깃들겠어요. 낯선 이도 저렇거늘, 불쑥이라기엔 너무나도 오랜 피붙이와의 이별이었다면.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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