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5년 만에 감평사 합격 인원 늘리는 이유는

지난 2016년 6월 감정평가사들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감정평가사의 부동산 담보평가서를 비자격자가 섞여 있는 한국감정원이 검토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감정평가 관련 3법의 시행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감정평가업계의 수익 기반이 갈수록 약해지면서 감정평가사 시험 응시생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감정평가사협회지난 2016년 6월 감정평가사들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감정평가사의 부동산 담보평가서를 비자격자가 섞여 있는 한국감정원이 검토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감정평가 관련 3법의 시행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감정평가업계의 수익 기반이 갈수록 약해지면서 감정평가사 시험 응시생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정평가사 시험 합격 인원이 5년 만에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감평업계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그간 감평사 합격 인원을 꾸준히 줄여왔으나 올해 들어 합격 인원이 늘어난 것은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정부의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감평사 최소합격 인원을 170명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늘어난 것이다. 국토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감평사 최소합격 인원은 지난 2009~2013년 매년 200명씩 뽑다가 2014년에는 180명으로 줄였으며, 2015년에는 160명, 2016~2017년에는 150명으로 줄이는 등 매년 최소합격인원을 감축해 왔다.


지난 몇 년간 감평사 최소합격 인원이 계속해서 줄어든 것은 감평업계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경쟁 심화와 관행 등으로 인해 저가 수주 경쟁이 심화되면서 감평사 합격 인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해 온 것이다. 실제 국토부와 한국감정평가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감평사 1인당 순수수료 수입은 1억 9,348만원으로 10년 전인 2007년의 2억 1,700만원에 비해 8.3% 줄었다. 이처럼 감평업계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감평사 시험 접수 인원도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감평사 시험 접수 인원은 1,211명으로 지난해 2,130명에 비해 크게 줄었으며, 2007년 5,877명에 비해서는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감평사 최소합격 인원을 정하는 정부·학계·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감정평가사관리징계위원회도 이 같은 감평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매년 합격 인원을 줄여왔다.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올해 합격 인원이 늘어난 것에 대해 “도시재생사업을 비롯한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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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시재생과 같은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감평업계의 매출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 예로 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주택 등 주거용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평가모형 도입이 본격화되면 감평업계의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감평사 합격 인원이 5년 만에 늘어난 것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감평업계의 한 관계자는 “뽑는 인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일자리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상징적인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감정평가 업계의 고질적인 저가 수주 관행과 갑을 관계로 인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7월 규제 개혁 차원에서 감정평가 수수료 요율 체계를 없애라고 권고했다. 공정위는 최소 수수료 기준을 정해둔 현 수수료 체계를 없애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감평업계에서는 오히려 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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