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기업 잘돼야 중기도 잘돼... 새 노사정 협력모델 만들 것"

박상희 신임 경총 회장 인터뷰



48년 만에 처음으로 중소기업인 출신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게 된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은 21일 오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재벌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노조의 입장 차이가 있는 법이니 대기업과 협력해 잘 끌고 가면서 노조와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18대, 19대에 걸쳐 두 번이나 기협중앙회장을 맡았는데 그 자리가 한국 경총의 역할과 비슷했다”며 바람직한 노사정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며 경총 회장직 수행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노조 없는 기업이 좋은 건 아니다. 건전한 노조를 육성하면 오히려 회사의 발전에 이득이 된다고 본다”며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바람직한 노사정 협력 모델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기협중앙회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새로운 노사정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며 “지금까지 노사정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각자 자기주장만 하기에 바빴던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협중앙회장이 사실은 노조위원장과 비슷한 성격인데다 국회나 정부 일을 한 경험도 있는 만큼 노사정 입장을 조율하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재계의 가장 큰 이슈인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현안에 대해서는 “새 정부의 슬로건에 대해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혁신하고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해야 한다”면서 “과거와 같은 제조업의 패러다임은 안 되는 만큼 우리 스스로 원가 절감도 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 시기를 늦추는 등 실리를 찾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경총 내 중소기업 목소리만 커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결코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 대기업이 잘돼야 중소기업도 잘 된다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인 만큼 중소기업에 치우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박 회장은 1995~2000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현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지낸 원로 중소기업인으로 꼽힌다. 철강업체 ‘미주철강’의 창업자이자 현 대표이사 회장으로 16대 국회의원(비례대표)과 2012~2016년 새누리당 재정위원장도 맡았다. 2000년 당시 박 회장의 경영했던 코스닥 기업 미주실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는 등 경영난을 겪으면서 기협중앙회장 연임에 실패하고 중소기업계에서 활동을 접기도 했다.

신군부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은 1980~1990년대 철강회사인 미주제강, 미주실업 등을 운영하면서 급격하게 회사를 키웠다. 동시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재정위원을 맡는 등 정당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며 왕성한 대외 활동을 펼쳐왔다.

이 같은 박 회장의 노력은 1995년 중소기업계의 수장 격인 기협중앙회장 당선으로 이어지며 이후 6년간 중소기업계를 이끌게 된다. 그러나 당시 수의계약 등 이권 다툼이 치열했던 기협중앙회 내부 알력과 갈등으로 중소기업계 내부에서 많은 논란이 불거지는 등 잡음도 적지 않게 일었다. 이후 임기를 못 채우고 중도 사퇴했으며 김영수 회장이 박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