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태원, 선친의 '무자원 산유국 꿈' 실현

SK이노, 첫 中 원유탐사 성공

독자운영권 남중국해 해상서

탐사작업 시작 3년 만의 쾌거

경제성 확인후 본격 시추 예정

민간 최초 자원개발 도전 결실

SK이노베이션이 4년여의 개발 끝에 2003년부터 원유를 상업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15-1 광구 해상 유정 시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이 4년여의 개발 끝에 2003년부터 원유를 상업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15-1 광구 해상 유정 시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096770)이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남중국해 해상 광구의 원유 탐사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탐사 작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의 쾌거로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본격 시추에 나설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21일 중국 남중국해의 PRMB 17/03 광구에서 원유 탐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PRMB 17/03 광구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CNOOC)가 갖고 있다.


개발사업에 돌입한 2015년 당시 SK이노베이션은 04/20 광구와 17/03광구의 운영권을 함께 확보했다. 이후 2017년에는 17/08 광구의 개발 운영권을 추가로 따냈다. 17/03 광구가 7,686㎢ 규모로 가장 크며 04/20 광구는 5,138㎢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광구의 운영권을 확보한 뒤 지질조사와 물리탐사 등의 기초 탐사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심도 2,014m의 탐사정을 시추해 총 34.8m 두께의 유효 유층을 발견했다. 이어지는 시험 생산 과정에서는 지층의 자연 압력만으로 하루 최대 3,750배럴의 원유를 채굴하는 데 성공하며 석유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석유 탐사 과정은 ‘광구취득단계-탐사단계-개발단계-생산단계’로 나뉘는데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탐사단계의 탐사정 시추 과정까지 진행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평가정을 시추해 매장량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 타당성을 다시 검토해 상업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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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중국해 PRMB 17-03 광구 위치도중국 남중국해 PRMB 17-03 광구 위치도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광구의 상업성이 확인되면 이를 기반으로 남중국해 석유생산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해양 석유개발 사업에 진출해 독자적인 광구 운영권을 갖고 시추한 첫 탐사정에서 성과를 냈다”며 “상업성이 확인되면 이를 교두보로 삼아 남중국해에서 석유생산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성과는 1980년대부터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구축한 기술력과 경험 때문이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SK이노베이션의 석유탐사사업은 여러 차례의 실패에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해왔다. 1990년 후반 외환위기 속에서도 석유개발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1998년에는 베트남 15-1광구의 개발 및 운영권을 획득해 5년여간의 탐사와 개발 끝에 2003년 상업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기준 9개국 13개 광구에서 5억3,000만BOE(석유환산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해 하루 평균 5만5,000BOE를 생산하고 있다. 페루와 베트남, 중동 등지에서 전통 오일(Conventional Oil)을 생산하고 있으며 셰일 오일 붐이 일면서 2014년에는 미국 내 생산광구 두 곳을 인수해 하루 2,500BOE의 셰일 오일도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액화천연가스 개발에도 힘을 쏟아 오만과 예멘, 카타르, 페루 등 4개국에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회사 측은 “1983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래 36년간 축적해온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유 탐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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