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김영철(사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건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한국과 유엔(UN)이 대북 제재 리스트에 올린 인물이어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22일 통일부는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을 위해 김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이런 내용이 담긴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총 8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단원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수행원 6명이 포함된다. 이들은 경의선 육로로 방남한다고 알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폐회식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러한 입장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수용할 예정”이라며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체류일정 등 실무적 문제들은 앞으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의 방한은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그는 2009년 2월 대남공작 총책인 정찰총국장에 올라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의 독자 금융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국제적인 대북 제재 시스템에 구멍을 만들고 한미 공조의 틀을 허물기 위해 김 부위원장 방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9일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추가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런 마당에 북한이 미국에 보란 듯이 김 부위원장을 내려보낸 것이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도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개회식 때 불발됐던 ‘펜스-김여정 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북미 고위급 간 접촉이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