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회계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해외 GM 법인의 회계 장부, 사업보고서 등 확보 가능한 자료를 입수해 각 법인의 재무 상태와 현금 흐름 등을 따져보고 있다. 다른 곳도 한국GM처럼 원가율이 90%에 달하는지는 등을 살피고 있다. 실제 적자에 허덕이다 현지 정부의 지원을 받은 GM홀덴은 높은 인건비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한 대당 생산비가 다른 해외 공장보다 평균 300만원 이상 높았다. 금감원은 이 같은 비교 과정을 통해 고비용 구조에 빠지게 된 원인을 종합적으로 봐야 보다 정확한 회계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GM의 과도한 원가율은 지나치게 높은 연구개발비 탓이 큰 만큼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지난 2002년 설립 이후 20016년까지 한국GM은 연구·경상개발비(연구개발비)로 7조1,648억원, 매년 평균 4,777억원을 쏟아 부었다. 매출액의 4~5% 수준이다. 특히 2014~2016년 적자에도 매출액의 5% 안팎을 개발비로 투입했다. 회계법인들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계상할 것을 권장하는 만큼 회계 방식이 아니라 연구개발비가 왜 과도해졌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산화할 수 있는 개발 기술까지 비용으로 처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회계법인의 한 고위 관계자는 “(원가율을 높여) 실적을 고의로 낮추는 것도 ‘역(逆) 분식’에 해당한다”며 “금감원으로서도 이 부분을 안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이 다른 업체들과 기술지원계약을 통해 거둬들이는 로열티 수익이 2010년 2,400억원에서 2016년 360억원으로 쪼그라든 점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다른 회계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적정한 대가를 받지 않았다면 회계 부정뿐 아니라 세금 탈루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