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금감원, GM 해외법인 경영실태도 파악한다

회계장부·사업보고서 확보

호주 자회사 재무 등과 비교

'한국GM 고비용' 원인 분석

한국GM의 회계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GM의 호주 자회사(GM홀덴)를 포함해 여타 해외 법인의 경영 상황을 파악해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GM의 회계장부와 비교를 통해 ‘고비용 저효율’에 빠진 원인을 파악하는 데 나서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검토 결과는 산업은행의 실사에 참고 자료로 사용된다.


22일 회계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해외 GM 법인의 회계 장부, 사업보고서 등 확보 가능한 자료를 입수해 각 법인의 재무 상태와 현금 흐름 등을 따져보고 있다. 다른 곳도 한국GM처럼 원가율이 90%에 달하는지는 등을 살피고 있다. 실제 적자에 허덕이다 현지 정부의 지원을 받은 GM홀덴은 높은 인건비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한 대당 생산비가 다른 해외 공장보다 평균 300만원 이상 높았다. 금감원은 이 같은 비교 과정을 통해 고비용 구조에 빠지게 된 원인을 종합적으로 봐야 보다 정확한 회계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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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의 과도한 원가율은 지나치게 높은 연구개발비 탓이 큰 만큼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지난 2002년 설립 이후 20016년까지 한국GM은 연구·경상개발비(연구개발비)로 7조1,648억원, 매년 평균 4,777억원을 쏟아 부었다. 매출액의 4~5% 수준이다. 특히 2014~2016년 적자에도 매출액의 5% 안팎을 개발비로 투입했다. 회계법인들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계상할 것을 권장하는 만큼 회계 방식이 아니라 연구개발비가 왜 과도해졌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산화할 수 있는 개발 기술까지 비용으로 처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회계법인의 한 고위 관계자는 “(원가율을 높여) 실적을 고의로 낮추는 것도 ‘역(逆) 분식’에 해당한다”며 “금감원으로서도 이 부분을 안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이 다른 업체들과 기술지원계약을 통해 거둬들이는 로열티 수익이 2010년 2,400억원에서 2016년 360억원으로 쪼그라든 점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다른 회계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적정한 대가를 받지 않았다면 회계 부정뿐 아니라 세금 탈루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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