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현안 해결 ‘이방카 카드’ 적극 활용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23일 한국에 온다. 이방카 고문은 대통령의 딸이라는 차원을 넘어 트럼프의 ‘복심’이자 정치적 조언자라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방한 기간에 이방카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방카 고문의 방한이 주목되는 것은 최근 한미관계가 꼬이면서 정부 간 신뢰도가 매우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방남을 계기로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 하지만 미국은 냉랭하다. 오히려 미국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앞서 탈북민들을 면담하고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하는 등 비핵화와 인권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통상 측면에서 한미관계는 최악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철강제품 보복관세 검토 등 전방위 압박카드를 내밀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정면대응을 선언하면서 일촉즉발 상황이다. 요즘 한미의 움직임을 보면 두 나라가 과연 동맹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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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림픽 폐막이 다가오면서 한미 군사훈련 재개가 이슈화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양국 간 고위 채널이 가동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는 20일이 넘도록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이방카 고문의 방한에 기대를 거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미 간 문제는 최고위층의 담판 없이는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져 버렸다. 이런 때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메신저인 이방카 고문이 방한하는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과 고위 채널을 가동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를 통해 양국이 동맹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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