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벤처신화' 김종훈 삼성전자 사외이사 선임

삼성전자 오늘 이사회

최소 3명 사외이사 선임





삼성전자가 23일 오전 이재용 부회장 석방 이후 첫 이사회를 연다. 전체 인원의 절반이 넘는 이사진 대거 교체와 함께 창사 이래 첫 주식 액면분할 결의 등 다음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 올릴 굵직한 안건들이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평소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해온 이 부회장의 석방 이후 첫 이사회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번 이사회가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경영 복귀와 함께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수준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겸한 이사진 진용을 갖추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본지 2월21일자 15면 참조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3일 이사회에서 최소 3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결정한다.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는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에 올랐다가 물러났던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노무현 정부 시절 법제처장을 지낸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반도체 권위자인 박병국 서울대 교수다. 한국계 벤처사업가인 김종훈 회장은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출신으로 벤처업계에 신화적인 인물이다.


이들 3명이 선임되는 것은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교수를 대신할 2명에 1명이 추가 교체되는 것이다. 이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면서 사내이사가 기존 4명(권오현·윤부근·신종균·이재용)에서 5명(이상훈·김기남·김현석·고동진·이재용)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상법상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이 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총 11명의 이사진이 꾸려진다.

관련기사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 면면이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글로벌 기업다운 투명하고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 의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이미 내부적으로 마땅한 인재 물색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명 선임이 이뤄지면 이는 기업 사외이사를 일종의 명예직처럼 여기는 우리나라 재계 통념에 비춰봤을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기업 사외이사진이 기업 경영과는 무관한 전직 고위 관료와 학자 일색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시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 관련 전문가가 이사진에 합류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들처럼 전문성 있는 이사회를 꾸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8’에 사외이사 전원을 참관시키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 세계 IT 기술의 흐름을 눈으로 직접 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미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 출신의 명망 있는 경영자들을 사외이사로 앉혀놓았다. 이 부회장 자신도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 지주사인 엑소르 사외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세대교체 관점에서도 이번 이사회는 의미가 크다. 각각 반도체와 가전·모바일 사업을 이끌어 온 권오현 회장,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이 이사회 멤버에서 빠지고 김기남 사장(DS부문), 김현석 사장(CE부문), 고동진 사장(IM부문)이 새롭게 합류한다. 김기남 사장은 1958년생이고 김현석 사장과 고동진 사장은 1961년생으로 전임자들에 비해 최대 9년이 젊다.

한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