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미 경제의 성장 전망을 한층 밝게 보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3월 미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채권시장의 바로미터인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21일(현지시간) 2.95%를 돌파하며 3%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날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미 경제가 지난해 말 예상한 것보다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재닛 옐런 전 의장의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였던 이날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안과 지난달까지 계속된 증시 상승을 거론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상향했다. 연준은 지난해 말에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올린 바 있다.
대다수 위원은 이 같은 경기호조로 물가가 중기적으로는 연준 목표치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1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를 기록하며 1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경기과열 가능성을 우려한 위원은 2명에 그쳤다.
연준이 성장 전망을 강화하며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도달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힘을 실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달 초 증시가 10%가량 급락하며 연준의 긴축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올해 경제상황이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점진적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을 보장할 정도로 개선됐다는 연준 위원들의 평가가 확인되자 다음달 21일 FOMC에서 0.25%의 금리 인상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굳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내다보는 연내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25%에서 이날 회의록 공개 후 29%로 높아졌다.
연준이 ‘매파적’ 성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 속에 10년물 미 국채는 이날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인 2.951%까지 올랐다.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분위기여서 10년물 금리의 3% 돌파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국채 금리 오름세가 계속돼 선진국 중 국채 수익률이 높은 호주를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추월하는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미 국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