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LCD론 한계...대규모 OLED 전담조직 꾸린다

■삼성전자, OLED TV 시장 진출

LG등 13개사 OLED 동맹 합류

유럽·美서도 OLED TV 높게 평가

삼성 '블루 OLED'에 필터 추가

장비·소재업체도 폭발적 성장 예고



삼성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이기로 한 것은 액정표시장치(LCD) TV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OLED TV 혁신제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해 벽에 설치 시 두께가 4㎜에 불과한 월페이퍼 TV를 선보였다. 스피커 없이 디스플레이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크리스탈사운드올레드(CSO)도 내놓았다. 올해는 65인치 롤러블 디스플레이까지 공개했다.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로는 모두 구현이 힘들거나 불가능한 제품들이다.

이제 화질만으로는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종전에는 소비자들이 LCD TV와 OLED TV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속출했다. 대표적으로 LG OLED 77인치 W7의 두께와 무게는 각각 5.96㎜, 12.3㎏에 불과하다. 삼성의 75인치 Q9시리즈의 두께와 무게는 각각 24.9㎜, 41.7㎏으로 차이가 크다. 이상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거실에 걸었을 때 미려한 제품을 원한다”면서 “삼성이 OLED 구조를 적용할 이유”라고 설명했다.


LCD TV의 입지 변화도 삼성 고위관계자들의 마음을 흔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OLED TV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택한 업체는 LG전자·소니·파나소닉 등 13개 업체에 이른다. 올해부터는 샤프와 하이센스도 더해질 예정이다. 전 세계 주요 TV 제조사 중 상당수가 OLED TV 동맹에 가담한 것이다. 프리미엄 TV의 주 무대인 유럽과 미국 내 유통업체들도 OLED TV를 높게 대우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 TV의 수익성 하락이 부품사 등 연관업체의 불만을 높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을 뚫기 위한 삼성의 전략은 ‘융합’이다. 꾸준히 개발해온 퀀텀닷 기술과 OLED 디스플레이를 더하겠다는 것. 윤부근 CR담당 부회장은 CE부문장 시절 “퀀텀닷 소재를 중심으로 하되 활용은 매우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술 차별화와 특허 문제 해결을 위해서 삼성은 ‘블루 OLED’ 방식을 택했다. 3원색(적색·녹색·청색)을 쌓아올려 흰빛을 광원으로 삼는 ‘화이트 OLED’가 LG의 방식이라면 삼성은 푸른 빛을 광원으로 삼고 퀀텀닷 컬러필터를 더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블루 OLED가 화이트 OLED보다 수명과 밝기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지만 실제 성능이 어떨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삼성은 오는 2020년부터 퀀텀닷 적용 O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부사장급이 총괄하는 대규모 조직을 꾸릴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OLED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연구한다. 충남 아산 LCD 공장 ‘L8’은 8세대 OLED 생산기지로 전환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삼성SDI·원익IPS·SFC 등과의 장비 공급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TV의 명칭 역시 고민이다. 삼성은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를 내세운 만큼 OLED라는 용어 자체를 금지할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유래한 ‘QD-OLED TV’라든지 종전대로 ‘QLED TV’라는 명칭이 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차원의 기술 개발일 뿐 OLED TV 출시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 “설령 OLED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퀀텀닷 중심 전략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삼성 OLED TV 출시는 관련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은 장비·소재업체 및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삼성 OLED TV 관련 주가가 뛰고 있고 삼성과 LG 등의 IR 담당자들에게 투자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형 OLED 디스플레이 공급량이 크게 늘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기존 LG디스플레이 물량에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업체 등의 생산능력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신공장, 파주 P10 신공장의 추가물량이 예정돼 있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이 애플이 들어오면서 확 커진 것처럼 OLED 관련 부품부터 장비·소재 등이 폭증할 것”이라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질도 좋아지고 가격도 싸지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희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