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또 위성을 쏘아 올렸다. 이번에는 전기차가 아니라 인터넷 위성을 탑재했다.
스페이스X는 2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2대의 실험용 스타링크 위성과 스페인 정부의 의뢰를 받은 정찰위성 파즈(Paz)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CNN 등 미 언론이 이날 전했다. 위성 두 개의 무게는 각각 400㎏ 정도다. 파즈 위성은 3,000 파운드(1,360㎏)에 달한다. CNN은 “세계를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려는 머스크의 목표가 좀 더 가까워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틴틴A’와 ‘틴틴B’라는 별칭이 붙은 인터넷 위성의 발사 사실을 알렸다. 이 위성은 약 22시간 뒤인 23일 아침 로스앤젤레스(LA) 상공을 지나며 ‘헬로우 월드’라는 글을 빔으로 쏘는 것을 시도한다고 머스크는 말했다. 머스크의 우주 인터넷 구상은 모두 1만 개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올려 지상 인터넷을 대체하게 한다는 것이다. 위성은 지구로부터 335㎞에서 1,325㎞ 떨어진 궤도 대역에 위치한다.
지구상에는 여전히 수십억 명이 인터넷 네트워크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상공에서 지상으로 쏘는 인터넷 신호로 해결한다는 것이 머스크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지난 2015년 마련된 스타링크 구상은 2020년대 중반까지 위성으로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수입을 화성 탐사에 사용한다는 복안까지 세워놓았다.
스페이스X의 인터넷 위성 발사는 당장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아짓 파이 의장의 환영을 받았다. 파이 의장은 앞서 지난 14일 “미국 전역과 지구상 어디에 있더라도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직접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스페이스X의 광범위한 제안을 승인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이스X가 약 4,000만 명에게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2025년 수입은 300억 달러(약 32조 원)에 이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은 삼성, 보잉, 텔샛, 원웹 등이 계획하고 있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사업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의 블루 오리진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원웹은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그룹과 코카콜라, 퀄컴이 연합해 만든 스타트업으로 FCC의 승인을 받아둔 상태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일 테슬라 전기차 로드스터를 실은 초강력 팰컨 헤비 로켓을 화성으로 쏘아올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팰컨 헤비 로켓은 민간에서 쏜 최고 추진력의 발사체로 기록됐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