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에 숨은 고수들을 시장으로 불러내 고객과 직접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각 분야의 실력 있는 전문가와 서비스가 필요한 이용자들을 이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오픈마켓 플랫폼인 ‘숨고(숨은 고수)’ 얘기다. 불과 창업 2년 만에 숨은 고수 10만여명을 모아 지난해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한 김로빈(35)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숨고의 강점은 프리랜서나 소상공인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재능이나 실력·차별점만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서비스 요청자를 구할 수 있다는 거예요.”
고수들이 서비스 가격이나 위치 등을 적은 견적서를 제시하고 요청자가 해당 전문가를 선택하면 계약은 성립된다. 이들은 2만5,000원만 내면 약 10번의 견적서를 작성할 수 있다. 숨고는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고 멤버십으로만 수익을 낸다. 고객들도 시간이나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필요한 전문가를 구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과외·레슨 분야로 시작했던 서비스는 이제 마술·속기·회계 등 600여개 서비스로 확장했다.
[썸人]“누구에게나 기회는 같다” 숨고 김로빈 대표 인터뷰 |
“지금의 온라인 광고 환경에서는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려면 홍보 비용이 많이 들어요. 자금력이 있는 기업만 유리하죠. 반면 숨고는 프리랜서들에게도 적은 비용으로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페어플레이’ 구조이다 보니 입소문을 타고 고수들이 모였죠.”
재미교포 출신인 김 대표는 식당·세탁소 등을 운영하던 부모님을 보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미국 창업보다 기술 인프라가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좋으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07년 한국에 들어와 LG전자 등에서 경험을 쌓았고 2011년 ‘팀 유럽벤처스’라는 독일 회사와 함께 배달 서비스업 ‘요기요(알지피코리아)’를 창업했다. 28세에 첫 성공을 경험한 뒤 지금의 숨고를 만들었다.
“젊은 나이였지만 사업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로 성장시켜야 하는지 많이 배웠습니다. 서비스업이 좀 더 세분화돼야 한다는 점을 발견했고 플랫폼만 잘 만들면 최적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올해 김 대표는 알고리즘을 더 촘촘하게 개발해 마켓리더 자리를 더 확실히 지키는 게 목표다. “우리 서비스의 매개체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좀 더 세심하게 고수와 고객의 마음을 연구하고 사용자가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정수현기자·장아람인턴기자 valu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