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권홍우기자의 무기 이야기] 美해병 자동화기급 M27 무장...러도 30년만에 AK-12·A-545로 교체

<27> 새로운 소총 보급 나선 美·러시아 軍

美 M27

1정당 단가 3,000달러 '고가'

가볍고 정밀사격거리 길어져

러시아 AK-12·A-545

기존 AK-74보다 화력 2배

A-545는 특수부대만 지급

M27소총을 연발사격 중인 미 해병대 부사관. 양각대와 수직손잡이 3.5배율 조준경 등이 기본사양으로 부착돼 있다. 분대지원화기(경기관총)로 사용하기 위해 분대당 3정씩 이 소총을 도입, 보급한 미 해병대는 이 소총을 올해부터 보병 전원에게 지급해 화력을 크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진=미 해병대M27소총을 연발사격 중인 미 해병대 부사관. 양각대와 수직손잡이 3.5배율 조준경 등이 기본사양으로 부착돼 있다. 분대지원화기(경기관총)로 사용하기 위해 분대당 3정씩 이 소총을 도입, 보급한 미 해병대는 이 소총을 올해부터 보병 전원에게 지급해 화력을 크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진=미 해병대


미국 해병대가 주력소총을 교체한다. M16A2 소총의 단축형인 M4/M4A1 카빈 소총을 M27 IAR(보병용 자동소총)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M27은 독일 H&K사 제품으로 HK416의 개량형. 실루엣은 미국 콜트사제 M16 시리즈와 닮았다. 당연하다. M27이든 HK416이든 M16의 개량품이기 때문이다. 작동방식은 가스직동식에서 가스피스톤식으로 바꿨지만 외형은 영락없이 AR이다.

◇전투 보병에겐 길고 정확한 M27 지급=외형상 가장 큰 식별점은 길이. M27이 M4보다 20㎝ 이상 길다. 보이지 않는 차이는 더 크다. M27의 1정당 단가는 약 3,000달러로 700~1,200달러선인 M4보다 훨씬 비싸다. 비싼 만큼 제값을 할까. 미 해병대는 정밀사격 거리가 최소한 40m 이상 길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M4에 비해 빈번한 청소 부담이 줄고 집중적인 급작 사격 시 총열이 덜 달아오른다는 점도 장점이다.


미 해병대는 다만 M27을 부분 교체할 계획이다. 전투병의 개인화기는 전량 교체하되 박격포나 대전차미사일·포병 등은 여전히 M4를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미 해병대에게 M27은 낯설지 않다. 지난 2010년부터 분대당 3정이 배치돼 분대자동화기인 M249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미 해병대 1개 분대의 정원은 13명(우리나라 해병대는 8명, 전시에는 10명)으로 분대장 1명에 4명으로 구성되는 팀이 3개 있다. 분대 내 팀당 1정씩 M27이 이미 보급돼 있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소총수 전원이 분대지원화기로 무장하는 셈=바로 여기에 M27 보급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분대자동화기를 대체했을 만큼 강력한 M27을 보병 전원에게 보급한다는 사실을 역으로 말하면 보병 전원이 분대자동화기급의 소총으로 무장한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 해병대로 친다면 보병중대원 가운데 박격포 운용병을 제외한 전원이 K-3분대지원화기(M249의 모방 생산품)로 무장하는 격이다. 과연 탄알집을 사용하는 M27소총이 탄띠급탄식인 K-3나 M249처럼 화망(火網)을 형성할 수 있을까.

미 해병대의 판단은 ‘그렇다’이다. 우선 교전거리가 길어졌다. 2000년대 이후 미군의 교전경험에 비춰 근접전보다 중거리·원거리 전투가 많았다. 미군의 적들은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보다 원거리에서 습격하는 방식을 훨씬 선호했다. 미군의 압도적 화력을 피하기 위해서다. 자연스레 분대지원화기가 탄알을 퍼붓기보다 원거리 적에 대한 조준사격 요구가 늘어났다. 보병 전원에게 M27이 보급되면 원거리에 대한 화력집중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 해병대는 무엇보다 전투원의 중량과 피로 감소에 주목하고 있다. M27의 무게가 M249의 절반 수준인데다 휴행하는 탄알 수도 줄어들어 전투력 유지가 쉬워졌다는 것이다. 미 해병대는 남은 M249 경기관총을 치장물자로 보관하거나 각종 차량에 실었다. 기계화 정도가 높아 유사시에는 언제든지 꺼내 차량 위에 올린 뒤 강력한 탄막(彈幕)을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군도 신형소총 교체=러시아군도 최신소총을 전방부대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전방부대에 칼라시니코프사가 제작한 AK-12/15 및 데그차레프사제 A-545/762 소총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두 종류의 신형소총은 기존의 AK-74 소총을 대체하게 된다. AK-74 소총이 1974년 개발돼 1980년대 말까지 주력부대 보급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보면 30~40년 만에 러시아군 소총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새로운 소총들은 지난해 시험 평가 결과 기존 AK-74 소총보다 화력이 2배 이상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전방 등 정예부대에 보급하기 시작한 AK-12 소총. 가격 대비 성능이 높고 화력도 크게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예 특수부대에는 이보다 훨씬 비싼 A545 소총이 지급될 예정이다.러시아가 전방 등 정예부대에 보급하기 시작한 AK-12 소총. 가격 대비 성능이 높고 화력도 크게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예 특수부대에는 이보다 훨씬 비싼 A545 소총이 지급될 예정이다.


러시아군은 당초 차기 소총을 통일할 계획이었으나 임무에 맞게 차등화하기로 결정했다. AK-12(5.45㎜)/15(7.62㎜)는 전방부대와 공수부대, 해군 보병대(해병)에 대량 보급하고 A-545(5.45㎜)/762(7.62㎜)는 특수부대에 소량만 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AK-47의 첨단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는 구조가 간단하며 가격이 싸고 신뢰성이 우수한 반면 AK-74와 그 개량형인 AK-103의 첨단발전형인 후자는 비싸고 구조가 복잡하지만 성능이 뛰어나 특수부대에만 지급할 방침이다.

차기 소총을 놓고 두 회사가 경쟁했으나 기술의 뿌리는 둘 다 AK. 외형도 비슷하다. 러시아와 옛공산권에서 AK가 총기설계의 기본 자리를 고수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아군은 이들 소총을 미래 병사체계와 연동해 보급할 계획이다. 경량화하고 각종 첨단통신 수단과 전자 및 광확장비 이용을 극대화한 미래형 병사체계인 라트니크와 일체화한다는 구상. 러시아군은 미래형 저격소총과 특수전 장비 등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권홍우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