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피아니스트 손정범 "향후 3년간 스케줄 꽉 잡혀...모든 공연 잘하는게 목표죠"

한국인 최초 ARD콩쿠르 우승

클래식계 깜짝 스타로 떠올라

내달 8일 금호아트홀서 독주회

국내관객 만남 설레고 더 긴장

감성적인 선율 들려드릴게요

피아니스트 손정범피아니스트 손정범




피아니스트 손정범피아니스트 손정범


한국 클래식의 앞날이 창창한 것은 조성진과 선우예권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26세의 손정범(사진)은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독일 최고 권위의 ARD 콩쿠르(피아노 부문)에서 우승하면서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손정범이라는 ‘슈퍼 루키’의 등장으로 한국 클래식은 한층 더 밝고 환한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 이름값이 높아지면서 향후 3년 동안 독일 공연만 50회에 이를 만큼 그의 스케줄 표는 꽉 찬 상태다. 물론 독일에 거주 중인 손정범의 내한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국내 팬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의 창단 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선 손정범의 빛나는 재능을 확인한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정범 덕분에 티켓값이 아깝지 않았다”는 찬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오는 3월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다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내한 독주회에 앞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손정범은 “관객이 없으면 연주자의 존재 이유도 없는 것”이라며 “독주회 때는 금호아트홀의 390석을 꽉 채우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아무래도 모국의 관객들을 만나는 게 더 설레고 긴장될 수밖에 없어요. 특히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운 금호아트홀은 관객에겐 최고의 홀이지만 연주자에겐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연장이에요. 제 이름 앞에 붙는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주는 것,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모든 공연을 잘해내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저의 목표입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의 ‘환상곡 d단조’로 무대를 연 뒤 쇼팽을 통해서는 파워풀한 테크닉을, 슈베르트를 통해서는 섬세하고도 감성적인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손정범은 지난 1월 정명훈 음악감독이 이끄는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 소감도 들려줬다. 그는 “정명훈 선생님과의 협연은 대학 시절부터 품은 오랜 꿈이었다”며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기쁘고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 리허설을 할 때는 프로페셔널한 연주자의 본분을 잊고 정신을 못 차릴 만큼 긴장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오케스트라 단원들 중에 친한 동료들이 많아서 큰 힘이 됐고 공연 직후 ‘연주가 너무 좋았다’는 정 선생님의 격려를 듣고서야 겨우 긴장이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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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범은 주위에 조성진과 선우예권, 홍민수 등 한국 클래식의 도약을 함께 주도하는 동료들이 넘쳐나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몇 년 새 친한 형·동생들로부터 좋은 소식이 연이어 들려와서 든든하고 기쁘다”며 “차근차근 준비만 잘하면 우리가 못해낼 것이 없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음악가로서 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묻자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손정범은 “피아노가 매력적인 이유는 연주자가 아무리 포장을 해도 자신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음악적 영감이나 재능만큼 중요한 것은 자기가 연주하고 싶은 방향으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중학교 시절 피아노 선생님으로부터 ‘연주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을 듣고 일상생활에서 걸음걸이를 할 때조차 적당한 속도로 걷기 위해 노력한 기억이 있어요. 차분한 연주를 하기 위해 일상에서도 급하지 않은 삶을 살려고 나름대로 신경을 썼던 것이지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해야 좋은 연주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제공=강태욱 작가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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