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習 '2기체제' 다잡는다 이례적 조기 3중전회

■장기집권 길 열린 시진핑 중 헌법서 연임규정 삭제

전인대 前 두차례 회의 관례 깨고

오늘부터 사흘간 베이징서 개최

내달 지도부 발표 최종 리허설

習책사 류허 경제 부총리 유력

차기 인민은행장까지 맡을수도

2615A14 중국


중국 정가에서는 중국이 올해 최대 중국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9기3중전회)를 이례적으로 개최하는 이유를 연임제한 철폐 추진 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길을 트기 위한 포석이라 보고 있다.

중국 정가의 관례대로라면 신임 상무위원단이 결정된 지난해 가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전인대까지는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가 보통 두 차례 열리지만 올해는 지난해 10월과 올 1월에 이어 세 번 개최되는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보통 3월 전인대를 앞두고 열리는 2중전회에서 부총리와 국무원 부장(장관) 등 중국 지도부 인선을 사전에 결정하는 것이 중국 정가의 전통이지만 올해는 지난 1월 열린 전제회의에서 시진핑 사상을 명기한 당헌 개정에 주력하느라 지도부 인선안을 위한 추가 회의가 필요해졌다.

여기에 3중전회를 하루 앞둔 25일 신화통신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헌법의 2연임 임기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시 주석 1인 체제를 사실상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3월 전인대에서 확정되는 14년 만의 개헌에서 국가주석 임기 규정이 삭제될 경우 시 주석은 남은 임기 5년의 시한부가 아닌 만년 황제의 권력을 노릴 수 있다. 3중전회에서 3월 전인대로 이어지는 정치 이벤트가 덩샤오핑 기에 구축된 집단지도체제를 깨고 시 주석의 장기집권 청사진을 그리는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부상한 셈이다.

전인대를 코앞에 둔 시점에 3중전회를 개최하는 것은 시 주석의 행보가 그만큼 신중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당 지도부를 장악하기는 했지만 전인대를 앞두고 견제 파벌의 반발을 차단하고 중국 정가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다잡기 위해 2중전회에 이은 3중전회라는 두 차례 리허설을 진행해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예행연습’을 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번 3중전회와 곧바로 이어지는 전인대의 또 다른 관심거리도 경제·금융정책의 실질 지휘권을 휘두를 수 있는 경제 부총리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 여부다. 이미 시 주석을 포함한 공산당 상무위원 7명 중 리커창 총리를 뺀 5명이 모두 시 주석의 측근인 가운데 실세 경제 부총리가 등장할 경우 시 주석은 리 총리의 권한을 견제하면서 경제 분야까지 직접 관할하는 ‘독점 권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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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매체와 외신은 시 주석의 중고교(베이징101중학교) 동창이자 그의 경제책사 역할을 해온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첫손에 꼽는다. 시 주석처럼 청소년 시절 농촌 하방 경험이 있는 그는 인민대 공업경제과를 마치고 미국 시턴홀대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경영학·행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는 물론 각종 국정운영에서 시 주석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꼽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매체들은 류허가 차기 중앙은행 총재 자리는 물론 새로 발족하는 통합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안전발전위원회 초대 주임에도 오를 것으로 관측한다. 류허가 최장수 인민은행 총재를 맡고 있는 저우샤오촨의 뒤를 이어 차기 중국 중앙은행 수장을 차지할 경우 경제 부총리와 금융안전발전위 주임 자리를 동시에 거머쥐는 사실상 경제 분야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그를 뒷받침하는 경제팀도 호화로운 명단을 자랑할 전망이다. 인민은행 총재 후보로 거론됐던 궈수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을 비롯해 경제 브레인인 류스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임,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샤오야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딩쉐둥 국무원 부비서장 등 시 주석의 측근 6명이 류허를 보좌할 인사로 꼽힌다.

이번 3중전회와 양회에서 현재 4명 체제인 부총리가 5명으로 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류허 외에 신임 상임위원인 한정 전 상하이시 서기와 쑨춘란 중앙통일전선부장,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 집권 1기에 오른팔이었던 왕치산 전 기율위 서기가 부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3중전회 개최와 헌법 내 연임규정 삭제는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대목”이라며 “집권 2기 서막부터 당권, 군권에 이어 경제 권력까지 장악하며 장기 집권 체제를 열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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