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포식자’ 中 지리차, 獨벤츠 운전대도 잡는다

다임러 지분 10% 확보…1대 주주

전기차 등 미래차 기술 확보 포석

볼보 등 글로벌 브랜드 잇단 인수

中 ‘자동차 굴기’ 탄력 받을 듯

스웨덴 볼보의 모기업인 중국 지리자동차가 독일 다임러 지분 10%를 확보하며 벤츠 브랜드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풍부한 자금으로 전기차 등 미래기술 확보에 나서면서 격변하는 글로벌 차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3일(현지시간) 다임러 공시에 따르면 지리차는 다임러 지분 9.69%를 9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며 쿠웨이트 국부펀드를 제치고 업체 1대주주로 부상했다. 다임러도 “장기적인 자본투자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리차는 지난 1986년 냉장고 업체로 출발해 1997년부터 자동차를 생산했지만 자국 차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자본을 축적한 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 하에 글로벌 차 업체 매집에 주력해왔다. 2010년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뒤에도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미래차 개발을 위한 자금지원에 적극 나서 회사 회생의 모범사례로 자리잡기도 했다.


지리차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잇단 인수전을 벌이는 것은 미래 차 시장의 입지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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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적으로 다임러 지분을 확보하면 다임러 주력 브랜드 벤츠의 전기차 개발 등 미래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다임러가 고급 승용차와 상용차 부문을 아우르는 라인을 갖춘 만큼 앞서 인수한 볼보 승용차, 지난해 말 인수한 볼보 상용차 부문 등과 고른 시너지 속에 글로벌 종합 완성차 업체로서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이 1~3개 업체 정도만 살아남는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리수푸 회장의 판단에 따라 글로벌 전략을 일신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리차는 리 회장의 주도 하에 지난해에만도 볼보 상용차 부문, 미국 플라잉카 테라푸지아, 영국 슈퍼카 로터스, 말레이시아 국영차 프로톤 등 4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사키며 글로벌 차 시장 내 영향력을 키웠다.

자국 기업의 해외 M&A에 잇달아 제동을 걸던 중국 정부도 차 업계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외신들은 “M&A 통제에 나선 중국 정부도 자동차·철강 등 주요 산업 M&A는 지지하며 중국의 ‘자동차 굴기’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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