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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3일’ 바람이 만든 돌담의 섬, 전남 여서도 72시간

‘다큐3일’ 바람이 만든 돌담의 섬, 전남 여서도 72시간




25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바람의 섬 - 전남 여서도’ 편이 전파를 탄다.


완도에서 41km, 제주에서 40km. 완도와 제주 사이에 위치한 여서도. 거센 바람이 높은 돌담을 만들고 돌담은 마을의 풍경이 되었다. 긴 세월, 바람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의 발길을 함부로 허락하지 않는 여서도에서의 72시간이다.

▲ 바람이 만든 돌담의 섬, 여서도

완도에서 남동쪽 41km 거리에 외딴섬 여서도가 있다. 여서도는 40여 가구, 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완도에서 뱃길로 두 시간 반 이상 달려 소모도, 대모도, 장도, 청산도를 지나야 닿을 수 있다. 이 섬은 강한 바람 때문에 수백 년 전부터 지붕을 낮게 만들고 사방에 돌담을 쌓았는데 낮은 높이에서부터 견고하게 쌓아 올린 돌담은 마치 거대한 성곽처럼 보인다.

바람으로부터 인간과 작물이 살아남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여서도의 돌담은 밭담, 집담을 비롯해 총 연장 2km의 모습이 대부분 원형그대로 남아있다. 한국의 섬 중 돌담문화가 가장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여서도는 전라남도에서 선정한 ‘2018년 가고 싶은 섬’이기도 하다.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돌담에서 전해지는 섬의 옛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3일’이 들여다봤다.

“돌담은 옛날 선조분들이 쌓아놓은 거고 여기가 바람이 많으니까 바람막이로 돌담을 쌓았어요.”

- 김동선 (67세) -

▲ 365일 해산물이 풍부한 바다는 ‘보물’

‘아름답고 상서롭다’는 뜻의 여서도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섬이다. 특히 30~40m 깊이의 바닷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여서도 바다는 예로부터 황금어장으로 유명하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돌돔, 방어, 감성돔 등 계절별로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어 낚시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서도 주민들의 유일한 경제활동은 어업이다. 주민들은 고깃배를 이용해 삼치 등 생선을 잡고 바다에서 나는 미역, 돌김, 소라, 전복, 해삼 등 해산물을 채취해 팔아 수입을 얻는다. 여서도 주민들에게 바다는 생계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우리는) 바다가 우리 보물이요. 배 있는 사람은 배로 해 먹고 우리 같은 사람은 이렇게 해 먹고 살아요.”

- 김해숙 (63세) -

어종이 풍부한 여서도 바다는 섬을 찾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선물하기도 한다. 낚시꾼들은 씨알 좋은 물고기를 찾아 여서도에 왔지만 낚시의 손맛을 느끼지 못하고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연을 즐긴다.


“(낚시는) 자연을 제일 가깝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거 같습니다. 혼자 멀리 떨어져 고독을 즐기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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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규 (인천 남동구 논현동) -

▲ 육지로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 ‘섬사랑7호’

여객선 ‘섬사랑7호’는 육지에서 여서도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섬사랑7호’는 완도항에서 하루에 한 번 여서도로 출항한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은 날은 결항되기 일쑤지만 섬사람들을 육지로 이어주는 발이 되고 있다.

완도에서 출발한 ‘섬사랑7호’가 세 시간 남짓한 시간을 달려 여서도에 도착할 때쯤이면 주민들은 선착장으로 미리 나와 배를 기다린다. 여서도로 들어오는 모든 물건을 실어다 주는 ‘섬사랑7호’가 제일 반가운 여서도 사람들.

‘낙도’를 오가느라 ‘섬사랑7호’의 선원들은 한 달에 20일 가까이 배에서 묶으며 생활하지만 여객선이 섬의 유일한 친구임을 알기에 오늘도 다시 출항 준비를 한다.

“섬에 안 살아본 사람들은 여객선이 얼마나 소중한 친구인지를 몰라요. (섬사람들은) 여객선이 들어오면 반가운 거야.”

- 유성옥 (60세. 섬사랑7호 선장) -

▲ 바람을 맞으며 함께 살아가는 여서도 주민들

지금은 마을 곳곳 돌담 사이 빈 집터만 자리 잡고 있는 여서도에 한때는 300호 가까이 집들이 있었다. 여서도는 1960년대 이후 어업활동이 줄어들고 교육 등의 문제로 더 나은 삶을 찾아 사람들이 떠나면서 지금은 젊은 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2011년 하나 있던 초등학교도 폐지되고 현재 주민 대부분은 섬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6~80대 노년층이다.

섬 자체가 산인 여서도는 다랑논과 좁고 가파른 돌담길로 인해 제대로 된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없다. 육지로 가는 유일한 수단인 배는 바람이 많이 불면 뜨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 속에서 평생을 살아온 토박이들은 도시의 삶을 버리고 귀어한 사람들과 어울려 여서도를 지켜나가고 있다.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마을의 큰 행사인 당제를 앞두고 구정 전 당 청소를 하는 마을 사람들. 당제라는 마을의 전통을 통해 주민들은 화합을 도모한다. 당 청소를 위해 모인 주민들의올 한 해 소망은 무엇일까?

“우리 주민이 전부 다 마음이 한마음이 됐으면 해요. 주민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각자 하시는 일이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 한광희 (63세. 이장) -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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