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1위 기업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네트워크 보안에 힘을 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2018’에서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IDQ를 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양자암호통신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통신기술로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현존하는 최고 통신보안 기술로 꼽힌다. IDQ는 지난 2001년 설립된 스위스 기업으로 이듬해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출시했으며 2006년에는 세계 최초로 양자키분배(QKD) 서비스를 내놓는 등 관련업계의 선두업체로 손꼽힌다. 석박사급 연구인력 30명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의 IDQ 인수는 5G 상용화 초읽기에 맞춰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오는 2026년에는 전 세계 430억개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보유출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하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 시장은 2018년 1조2,000억원에서 2025년 9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되는 5G 시대에는 보안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 고객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한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센서’ 분야의 기술력도 확보해 IDQ를 교두보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또 양자 전용중계기 개발을 올해 내로 완료하고 2020년까지 초소형·초저가 양자암호 장비를 개발해 양자기술을 일반 인터넷 가입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QTTH(Quantum To The Home)’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양자암호위성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바르셀로나=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