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아파트 값은 2월 셋째 주(19일 기준) 0.22% 올라 전주(0.1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최근 한 달간 매주 0.2% 안팎의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수성구 만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범어동·만촌동·황금동 등의 주요 단지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무리하게 호가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면서 “한 건이 팔리면 단지 전체의 가격이 올라가는 분위기”이라고 했다. 매도자 우위의 시장에서 한 건이 거래되면 다른 매물의 호가가 높아지는 이른바 ‘계단식 상승’을 보인 최근 서울 강남권 시장과 유사한 분위기다.
수성구의 상승세는 지난해 8·2부동산대책 이후 지속적인 규제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한 달간 지방 전체의 아파트 값 주간 변동률은 꾸준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도 0.04%가 빠졌다. 대구 수성구와 함께 지방권역에서 이례적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세종시 역시 매주 하락과 상승의 냉·온탕을 오가는 중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학군 수요의 힘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진우 부동산 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범어동·만촌동·황금동 등의 집값 상승은 대구의 명문학군이라는 경신고·대륜고·대구여고 등에 진학이 큰 영향”이라면서 “조망권 등의 프리미엄이 보장되지 않은 이곳은 오로지 교육 여건 하나만 보고 수요자들이 밀려온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신고와 인접한 B단지 전용 84㎡의 경우 지난 1월 7억7,000만원(실거래가)에서 최근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9월 8억9,000만원이었던 이 단지 전용 123㎡는 최근 집주인들은 13억5,000만원까지 부른다고 한다. 범어동의 P단지 역시 한 달 전 6억7,000만원에서 최근 7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지난해 입주물량이 적었던 탓에 정부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수성구의 2017년 입주 물량은 200가구에 불과하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성구의 입주물량이 많았던 2016년 집값이 하락하는 한 번의 조정기를 거쳤다”면서 “최근 입주 물량이 적어 다른 지역보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잠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