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항용칼럼] 올림픽의 교훈

한양대 금융공학부 교수

스켈레톤·봅슬레이·컬링…

대표팀의 메달 종목 '다양화'

단체종목 선수들 뽐낸 '팀워크'

경제에 대입해야 할 주요 가치

이항용 한양대 금융공학부 교수




17일 동안 우리 국민을 울리고 웃겼던 평창동계올림픽이 지난 일요일에 막을 내렸다. 메달 획득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은 많은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올림픽을 직접 시청하고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한편으로는 대표팀의 성공 요인을 우리 경제에 대입해봤다. 스포츠로부터 우리 경제가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첫째,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모두 6개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2개 종목에서만 메달을 따 왔으며 2010년과 2014년에는 피겨스케이팅이 더해져서 모두 3개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스켈레톤·봅슬레이·스노보드·컬링까지 다양한 종목에서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선수들이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경기에서도 메달을 가져오면서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을 수확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메달 종목이 다양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화·다변화는 우리 경제에도 꼭 필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반도체 등 일부 산업뿐 아니라 더 다양한 산업이 성장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의 성공이 필요하다. 하나의 산업이나 기업이 어려워지더라도 다른 산업이나 기업이 그 틈을 메꿔줘야 국가 경제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다변화는 국가 경제 전체의 위험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평창올림픽에서는 외국인 코치와 귀화 외국인 선수들이 유난히 많았음을 볼 수 있었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만큼 보다 좋은 성적을 위해 동계종목 선진국의 앞선 노하우가 요구됐고 경우에 따라서는 귀화 선수들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들의 노력과 헌신은 우리 팀의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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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일부 기업이나 산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세계 수준과는 차이가 나는 산업도 많다. 특히 첨단 부품산업이나 서비스업 등에서는 생산성이나 기술 수준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크다. 또한 저임금 3D 업종에서는 부족한 국내 노동력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메워주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필요하다면 선진국의 기술과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외국인 노동자를 우리 경제에 꼭 필요한 자원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모든 경제주체가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태극기를 달고 뛰는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더 이상 외국인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국민의 의식도 더욱 세계화될 필요가 있다.

셋째, 올림픽을 통해 단체종목에서는 팀워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자 컬링의 성공 뒤에는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함께 해오면서 다져진 신뢰가 있었으며 남자 아이스하키의 기적은 국내 선수들과 귀화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이룬 결과다. 반면 일부에서는 선수들 간의 팀워크 문제로 잡음이 발생한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노사가 화합하지 못하고 서로 자기주장만 해서는 곤란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에게 소중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으로 국민이 분열되면 우리 경제도 성공하기 어렵다. 어쩌면 국민들 간의 분열과 갈등이 우리 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요인일지도 모른다. 탄탄한 팀워크와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스포츠와 국가 경제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끝났지만 우리 선수들과 코치들은 이미 4년 뒤의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이 우리 앞에 있지만 우리 경제도 이러한 역경을 넘어 다시 힘차게 뛰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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