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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이육사 친필원고, 문화재 된다

문화재청, 항일 유산 등록 예고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시인 윤동주의 친필 원고. /사진제공=문화재청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시인 윤동주의 친필 원고. /사진제공=문화재청




시안 윤동주가 직접 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친필 원고. /사진제공=문화재청시안 윤동주가 직접 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친필 원고. /사진제공=문화재청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 ‘서시’ 중에서)

“광명을 배반한 아득한 동굴에서/ 다 썩은 들보라 무너진 성채 위 너 홀로 돌아다니는/ 가엾은 박쥐여! 어둠에 왕자여!” (이육사 ‘편복’ 중에서)

일제 치하에서 독립을 꿈꾼 시인 윤동주(1917∼1945)와 옥중에서도 시를 쓴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1944)가 쓴 친필원고가 문화재가 된다. 일제강점기에 출간된 서적과 어학자료가 문화재로 등록된 사례는 있으나 당시의 우리 문학인이 직접 쓴 작품 원고가 문화재로 등록되기는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삼일절을 앞두고 ‘윤동주 친필원고’와 이육사의 ‘편복’ 친필원고를 포함한 기록물 형태의 항일독립 문화유산 5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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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친필원고는 윤동주가 직접 쓴 원고로는 유일하다. 개작한 작품을 포함해 시 144편과 산문 4편이 담겨 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와 같은 개별 원고를 하나로 묶은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낱장 원고로 구성돼 있다. 이 원고들은 윤동주의 누이동생인 윤혜원과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친구인 강처중, 정병욱이 보관하던 것으로 유족의 손을 거쳐 2013년 연세대에 기증됐다. 윤동주가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출신이라는 인연 때문이었다. 윤동주는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을 받았고, 원고가 보존돼 있던 전남 광양 정병욱 가옥은 지난 2007년 등록문화재 제341호가 됐다.

이육사의 ‘편복’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현실을 어두운 동굴에 매달려 사는 박쥐에 빗댄 작품으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의 시 중에서도 훌륭하고 중량감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1939~40년 무렵 쓰여진 당시에는 일제의 사전 검열에 걸려 발표되지 못한 것이 작가 사후인 1956년 ‘육사시집’에 처음 수록돼 세상에 알려졌다.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은 유족들이 소장하다가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 기증됐다. 이육사는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국제연맹제출 조일관계사료집’, ‘장효근 일기’가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또 해방 이후 몰려든 동포와 한국전쟁 피란민을 위해 소를 키우던 막사를 주거시설로 바꾼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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