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DI, 2차전지 라인 증설..독주 굳힌다

2000억~3000억 투입 예상

"시장 가파른 성장에 선제 대응"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도 대처

ESS 중대형배터리에도 시설투자

삼성SDI(006400)가 수천억원을 투입해 소형 2차전지 라인을 증설한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일본 파나소닉이 테슬라 전기차 물량 공급에 집중하는 탓에 다른 수요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나타난 공급 부족 상황을 발 빠르게 활용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소형 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삼성SDI가 주도권을 한층 강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글로벌 소형 전지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파나소닉보다 점유율이 앞서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충남 천안사업장 소형 배터리 라인 증설 작업에 착수했다. 증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000억~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개 배터리 생산라인 1개를 증설하는 데 1,000억원 안팎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2~3개 라인이 증설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증설에 나선 것은 맞지만 규모와 투자금액 등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삼성SDI가 증설에 나선 것은 소형전지 시장의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B3에 따르면 올해 소형전지 시장은 전년 대비 13% 급성장한 72억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외에 전동공구와 전기차 등 비정보기술(IT) 기기 수요 증가가 전체적인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소형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9억개 수준이던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은 지난해 33억개로 급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SDI는 이미 천안사업장을 비롯해 중국 톈진과 말레이시아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삼성SDI가 이번에 증설하는 소형 배터리 라인도 성장세가 뚜렷한 원통형이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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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해부터 배터리 사업 수익성도 크게 향상되면서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G화학(051910)은 올해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의 완성차 제조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판매 시장도 넓혀나가고 있다. 삼성SDI 역시 지난해 2·4분기부터 전지사업 부문의 수익성 향상으로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소형전지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2년 전 312억달러(약 34조원)였던 전 세계 리튬 2차전지 시장 규모가 2022년에 677억달러(약 74조원)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LG화학은 배터리 시설 투자에만 1조5,000억원을 쏟아부어 2020년까지 생산능력을 70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해 말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증설과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1조원을 쏟아붓는다. 삼성SDI 역시 소형전지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배터리에도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시설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는 2020년 이후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 이전까지 꾸준한 투자와 판매 시장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호·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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