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상을 떠난 한국인이 1983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늘어나는데 출생아는 줄면서 인구 자연증가 규모가 거의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인구 자연감소가 사실상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은 28일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국내외에서 사망한 한국인은 당국에 신고된 것을 기준으로 전년보다 4,800명(1.7%) 늘어난 28만5,600명이었다. 사망자 수는 통계가 명확히 남아 있는 1983년 이후 지난해 가장 많았다. 2017년 79세 이하는 전 연령층(10세 단위)에서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줄었으나 80대와 90대 이상은 각각 5.9%, 10.6% 증가했다. 당국은 초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 집단에서 사망자도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사망자 중 남자는 15만4,400명, 여자 사망자는 13만1,300명으로 남자 사망자 수가 여자의 약 1.2배였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남자의 경우 70대로 43,000 명이었고, 여자는 80대로 53,000 명이었다. 사망 장소는 의료기관이 76.2%, 주택 14.4%, 기타(사회복지시설, 산업장, 도로) 9.4% 순이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출생아는 35만7,700명으로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40만 명 선이 붕괴함에 따라 인구 자연증가 폭도 크게 줄었다. 2017년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전년보다 53,400명(42.6%) 감소한 72,000 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70년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후 2017년이 가장 작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25,000명인데 비해 사망자는 26,900명을 기록해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자연 감소(1,900명) 현상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인구 자연감소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당국은 통상 12월이 출생아 수가 적은데 이번 겨울 한파로 12월 사망자가 평년보다 늘어나 발생한 현상이며 당분간은 자연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중위 추계 기준으로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아지는 자연감소는 2029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 이동으로 연간 7만명 정도의 순 유입 효과가 기대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총인구는 2031년에 정점에 달하고 2032년에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