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뇌혈관 막은 혈전, 적혈구 비율따라 치료법 달리해야

아주대병원 홍지만·최문희 교수팀

적을땐 혈전용해제 안들을 가능성 커

뇌동맥에 금속망 넣어 제거 서둘러야

뇌혈관을 막은 혈전(피떡)의 성분 중 적혈구가 적으면 혈전용해제를 투여해도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므로 혈관에 카테터(도관)·금속망을 밀어넣어 혈전을 빼내는 시술을 서두르는 게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신경과 홍지만·이진수·최문희, 병리과 김장희 교수 등 뇌졸중팀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를 받은 83명의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 특수 자기공명영상(경사에코기법 MRI) 영상과 막힌 혈관에서 빼낸 혈전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를 비교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뇌졸중’(Stroke) 인터넷판에 실린데 이어 3월호 논문집에 정식 게재된다.

막힌 뇌동맥 부위까지 카테터와 금속망을 밀어넣어 혈전을 빼내는 시술의 개념도(위 왼쪽)와 빼낸 혈전. 아래는 혈전으로  막힌 뇌동맥과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미세 뇌혈관을 찍은 CT 혈관조영술 영상(왼쪽)과 혈전용해제 투여로 재개통된 뇌혈관의 모습. /사진제공=아주대병원막힌 뇌동맥 부위까지 카테터와 금속망을 밀어넣어 혈전을 빼내는 시술의 개념도(위 왼쪽)와 빼낸 혈전. 아래는 혈전으로 막힌 뇌동맥과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미세 뇌혈관을 찍은 CT 혈관조영술 영상(왼쪽)과 혈전용해제 투여로 재개통된 뇌혈관의 모습. /사진제공=아주대병원





83명은 정맥에 혈전용해제를 주사하거나 사타구니·팔목 동맥을 통해 막힌 뇌동맥까지 카테터를 밀어넣어 금속망으로 혈전을 직접 빼내는 시술을 받았다. 이 중 막힌 뇌동맥에서 빼낸 52명의 혈전 성분을 분석해보니 혈전용해제가 듣는 반응군(23명)은 무반응군에 비해 적혈구 비율이 높은 반면 피브린(fibrin·혈액응고 과정에 작용하는 단백질)·혈소판·백혈구의 비율은 낮았다. 적혈구가 혈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환자의 75%는 혈전용해제 반응군, 25%는 무반응군이었다. 혈전에서 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 증가할수록 정맥에 주사한 혈전용해제가 들을 확률은 5%씩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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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용해제가 듣는지는 대략 두 가지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첫째, 혈전용해제 투여 전후의 뇌혈관 상태를 CT 혈관조영술 영상으로 비교해 막혔던 혈관이 뚫렸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둘째, 혈전에 적혈구가 많으면 철(Fe) 성분 때문에 특수 MRI 영상에서 검게 보이고 적혈구가 20~30% 안팎으로 적으면 밝게 보이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밝게 보이면 혈전용해제가 안 듣는 무반응군으로 추정해 뇌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아주대병원 뇌졸중팀은 이런 방법을 활용해 94% 이상의 뇌동맥 재개통률을 달성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홍 교수는 “뇌동맥 혈전제거술로 막힌 혈관을 재개통하는 시대에도 혈전용해제는 여전히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 논문은 새로운 혈전용해제 개발의 방향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최 교수는 “국내외 뇌졸중학회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전용해제와 뇌동맥 혈전제거술을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혈전용해제가 안 듣는 환자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우리 연구가 이런 애로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 응급상황에서 뇌동맥 혈전제거술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맞춤형 뇌졸중 치료 시대를 여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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