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이 완치된 사람도 피로와 불안감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대병원은 암통합케어센터의 윤영호·정주연 연구팀이 지난 2001~2006년 폐암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 830명을 대상으로 피로·불안·우울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삶의 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조사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팀은 폐암이 완치된 생존자들의 삶의 질 향상 방안 마련을 위해 국립암센터·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약 830명의 폐암 생존자들을 모집해 삶의 질을 조사했다.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4~5배 정도 높고 성공적인 치료 후에도 삶의 질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피로감·불안·우울 증상이 다른 암환자들에 비해 높은 탓으로 여겨져왔다.
연구팀은 폐암 생존자의 피로·불안·우울이 신체적·정서적·사회적·인지적 기능, 역할 기능과 관련된 삶의 질과 일반적 삶의 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폐암 생존자들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피로’였다. 피로감이 높은 경우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이 2.5(역할 기능)~3.7(일반적 삶의 질)배 낮았다.
정서적 기능과 관련된 삶의 질은 ‘불안’이 높으면 5배, ‘피로’가 높으면 3.5배가량 낮았다. 반면 우울은 전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치료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간 폐암 생존자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피로와 불안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진료와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폐암 생존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국립암센터와 의료계·정부가 노력해 관련 수가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팀의 종전 연구에서 삶의 질 차이는 치료 후 생존과도 연관이 있었다. 신체 기능(2.4배), 호흡곤란(1.6배), 불안(2.1배), 위기극복 역량 저하(2.4배)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 환자는 사망 확률이 높았다. 윤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정신종양학 분야 최고의 국제학술지인 ‘국제정신종양학회(Psycho-Oncology)’ 최근호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