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로 법정 싸움을 하던 30대 부부가 “죽어서도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과 펜션 주인은 3일 오전 0시 28분께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 카라반에서 A씨 부부가 쓰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내 B(34) 씨는 숨지고 남편 A(38) 씨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펜션에서는 빈 소주병과 함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의 친구 C씨를 향해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는 등의 성토하는 내용이 가득했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 논산의 한 폭력조직 조직원인 C씨는 지난해 A씨가 해외출장을 떠난 틈을 타 A씨의 아내를 성폭행하는가 하면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성폭행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였다. C씨는 폭행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A씨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유족은 A씨 부부가 C씨의 성폭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유족은 “A씨 부부는 C씨가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은 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고인이 남긴 글에는 유서 내용이 성폭행 가해자에게 전달돼야 속이 시원하겠다는 문장이 있을 정도로 C씨에 대한 원한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