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동계 대규모 '춘투' 예고] 복리후생서 노동정책까지 압박...최저임금 산입범위 뇌관으로

이달말 내년도 최저임금 협의

민노총 1만원 당장 실현 요구

산입범위 개편도 내일 마무리

첨예한 이해관계로 갈등 불가피

한국GM 임단협 상경투쟁

금호타이어 매각반발 총파업

개별 사업장 '춘투'도 본격화





지난달 20일 제3차 최저임금 제도개선 회의가 열렸던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인근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중단 촉구, 조속한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집회에서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및 월급 209만원 당장 실현을 위한 투쟁 본격화, 또 3월24일 전국노동자대회 성사를 위한 총력 매진 등을 결의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제도개악’도 강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의 경우 최저임금위가 아직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선제압’을 위한 요구로 풀이된다.


국내 노동시장에서 이달부터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이는 올해 춘투(春鬪)의 목적은 크게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증진, 정부와 국회의 노동 관련 정책과 입법에 대한 반발, 회사 경영에 참여, 일자리 지키기 등으로 나뉜다. 노동계의 투쟁은 보통 2~3개의 목적을 함께 달성하기 위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민주노총의 지난달 결의대회와 이달 전국노동자대회 개최는 임금인상 및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노동정책 도입 저지 등을 위해 최저임금위원회와 정부 및 집권 여당 등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일종의 ‘힘겨루기’인 셈이다.

현재로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 노동계 전반의 춘투 ‘뇌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은 경영계와 노동계의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맞부딪히고 있는 사안”이라며 “산입범위를 잘못 건드릴 경우 노사정 대화가 아예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6일까지 산입범위 개편 관련 범위를 마무리 짓는다. 그동안의 논의 과정을 살펴보면 사용자와 근로자위원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후 정부 혹은 국회가 최저임금위의 협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산입범위 개편을 추진하든, 그렇지 않든 노동계와 경영계의 극한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7월부터 이론의 여지 없이 통상임금의 150%로 확정되게 된 휴일근로수당의 중복할증(통상임금의 200%)을 위한 투쟁도 이어갈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입법과 관계없이 휴일·연장근로 관련 대법원의 ‘정당한’ 판결 등을 위해 총력을 쏟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영세사업장 근로자의 임금손실에 대한 지원 대책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휴일 중복할증 수당 폐지를 담은 개정안은 현행법보다 후퇴한 명백한 개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을 펼치기로 했다. 양대 노총은 5인 미만 사업장으로의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도 함께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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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은 최저임금과는 별도로 전체 근로자의 임금인상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대기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노총이 2018년 임금인상요구율로 9.2%를 제시했는데 요즘 같은 상황에 이게 말이나 되냐”며 “노조가 분명 말도 안 되는 임금인상안을 내놓을 텐데 올해 임단협은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산별 및 개별 사업장 노조도 춘투를 본격화할 태세다. 우선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지난달 22일 임시 대의원 회의를 통해 총파업은 보류하기로 결정했지만 대규모 투쟁은 진행하기로 선언한 상태다. 한국GM 노사 양측은 지난달 28일 2018년 임금단체협상에서도 논의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GM 노조는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달 계속 진행될 임단협 결과에 따라 쟁의행위의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의 중국업체로의 매각 결정에 반발, 이달 총파업을 진행한다. KB금융그룹 노사도 사실상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놓고 이달 격전을 치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춘투는 보통 임단협이 본격화하는 5~6월에 정점에 치닫는데 올해의 경우 3월부터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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